'416개' 순환출자 고리, 롯데쇼핑만 풀면 90% 해결
입력 2015.08.26 07:00|수정 2015.08.26 13:45
    롯데쇼핑→계열사→롯데쇼핑 고리만 383개
    롯데쇼핑 보유 롯데알미늄·대홍기획·롯데리아 지분이 대부분 유발
    장부가 기준 순환출자 전체 해소에 1조3000억원 소요될 듯
    •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지주사인 호텔롯데의 상장과 416개에 달하는 순환출자 고리의 해소다. 롯데그룹이 연내 80%이상 순환출자를 해소하겠다고 공언하며 그 방법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순환출자의 핵심 고리는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에서 시작해 롯데쇼핑으로 돌아오는 순환출자만 모두 해소해도 전체 순환출자의 90% 이상이 사라진다.

      인베스트조선이 지난해 말 기준 롯데그룹 순환출자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순환출자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이 되는 핵심고리 역할을 하는 회사는 롯데쇼핑과 한국후지필름, 롯데제과 3곳이었다. 이들이 보유한 8곳의 계열사 지분이 순환출자를 유발하고 있었다. 이 지분 관계만 해소하면 순환출자가 모두 사라진다.

    • ◇ 롯데쇼핑 보유 롯데알미늄 지분만 팔아도 212개 해소

      전체 순환출자중 383개(92%)가 롯데쇼핑에서 시작해 롯데쇼핑으로 끝난다. 롯데쇼핑과 이어져 순환출자의 연결 역할을 하는 계열사는 대홍기획·롯데로지스틱스·롯데리아·롯데상사·롯데알미늄·롯데푸드 등 모두 6곳이다.

      롯데쇼핑이 보유한 롯데알미늄 지분(12.05%)은 롯데알미늄이 최대주주인 롯데제과와 이어져 212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그룹 전체 순환출자의 절반이다. 롯데쇼핑은 롯데알미늄의 최대주주도 아니다. 최대주주는 호텔롯데(지분율 12.99%)다.

      롯데쇼핑이 롯데알미늄 지분을 호텔롯데에 넘긴다면 손쉽게 200개가 넘는 순환출자를 끊어낼 수 있다. 호텔롯데가 중장기적으로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비상장사인 롯데알미늄 지분을 40%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회사 지분보유 제한과 순환출자를 동시에 해결하는 해결책인 셈이다. 롯데알미늄 지분의 장부가는 870억여원으로 자금 부담도 크지 않다.

      롯데쇼핑이 보유한 대홍기획 지분(34%)과 롯데리아 지분(38.68%)도 각각 35개, 57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어내는 연결고리다. 이 두 회사는 롯데쇼핑이 최대주주지만, 호텔롯데도 각각 10%가 넘는 주요 지분을 가지고 있다. 롯데쇼핑이 이 두 지분을 호텔롯데에 매각하면 90개가 넘는 순환출자 고리가 사라진다. 호텔롯데의 지주사 위상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

      ◇ 한국후지필름·롯데제과도 한 축…쇼핑·제과 지분 매입해 풀수도

      한국후지필름과 롯데제과도 순환출자 고리의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가 얽혀있는 순환출자 고리 수는 각각 20개, 13개로 롯데쇼핑에 비하면 많지 않다.

      한국후지필름의 경우 보유 중인 대홍기획 지분 3.5%로 인해 20개의 순환출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 소수 지분만 매각하면 한국후지필름에서 비롯된 모든 순환출자가 해소된다. 롯데제과는 롯데리아·롯데정보통신·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지분 매각이 필요하다.

      이 중 관건은 롯데칠성음료 지분이다. 롯데제과가 롯데칠성음료의 최대주주인데다, 상장사라 지분 규모가 크다. 장부가 기준 6300억여원, 현재 시장가격 기준 5300억여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롯데그룹 전체 순환출자 고리 중 롯데쇼핑-롯데알미늄, 한국후지필름-대홍기획 등 최대주주 지분이 아닌 지분만 매각해도 317개(76%)의 순환출자가 사라진다. 롯데그룹이 최근 대국민사과에서 연내 순환출자의 80%를 없애겠다고 발표한 근거로 풀이된다.

      핵심고리 회사 3곳이 보유한 8곳의 계열사 지분을 호텔롯데가 모두 인수한다고 가정했을때, 장부가 기준 순환출자 전부를 해소하는 데 드는 비용은 장부가 기준 1조300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호텔롯데가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 지분을 계열사로부터 직접 사들여 순환출자를 해소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호텔롯데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거라는 전망에서 나온 예측이다.

      호텔롯데가 롯데쇼핑 계열사 지분(롯데제과·한국후지필름·롯데정보통신·롯데칠성음료 보유) 24.46%를 전량 매입한다면 현재 시장 가격으로 1조8000억원이 소요된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계열사 소수지분 매입비용을 포함하면 순환출자 전체 해소 비용은 2조원을 훌쩍 넘게 된다.

      롯데그룹이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어떤 방식을 택할 지는 현 시점에서 확인하기 어렵다. 오는 24일 발족하는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가 조사 및 분석 후 실무적인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