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은 줄고 부담은 여전…“기업들 JV 선호도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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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의 조인트벤처(JV) 설립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합작 필요성과 실효성이 줄고,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인베스트조선 리그테이블 2015년 순위 및 세부 거래 내역
인베스트조선이 최근 5년간 집계한 합병 리그테이블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1년 29건이었던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간 JV 설립은 매년 줄어들어 올해는 5건에 그쳤다. 해외에 설립하는 경우(아웃바운드)와 국내에 설립하는 경우(인바운드)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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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해외 기업간 JV 설립 추이국내 기업들은 원활한 해외 시장 진출과 기술 교류, 시장 점유율 확대 등을 목적으로 해외 기업과 JV 설립을 꾀해 왔다. 투자 실패 위험은 줄이면서 우호 세력을 만드는 효과도 있다.
2011년은 비교적 활발했다. 삼성그룹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며 각각 미국 제약사 퀸타일즈(Quintiles)와 바이오젠(Biogen)과 손을 잡았다. 신약 개발과 해외 판매 역량을 키워 바이오부문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일본 스미토모화학(SSLM), 우베코산(에스유머티리얼즈)과도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현대차그룹과 영국 산탄데르 소비자금융(현대캐피탈 영국), SK종합화학과 일본 JX에너지(울산아로마틱스), LG CNS와 일본 SBI그룹(SBI-LG시스템즈) 등 다른 대기업집단의 합작 거래도 이어졌다.
그러나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 2012년부터 지배구조 강화 및 구조조정 등에 중점을 두고 내실 강화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JV 설립도 줄었다.
현대오일뱅크와 미국 쉘(현대쉘베이스오일), SK이노베이션과 독일 콘티넨탈(SK콘티넨탈이모션), CJ오쇼핑과 터키 미디어사(CJ미디어사쇼핑) 등 대기업의 JV 설립 정도만 진행됐다.
합작관계를 정리하는 경우도 나왔다. 현대하이스코는 2011년 일본 스미토모그룹과 설립한 인도 ASPI(Automotive Steel Pipe India)의 스미토모 측 지분 45%를 인수해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KT가 한국판 유튜브를 꿈꾸며 일본 소프트뱅크와 설립한 유스트림코리아는 수익 악화 끝에 청산했고, SK콘티넨탈이모션 역시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확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갈라섰다. 한국전력과 독일 우데가 설립한 켑코우데(KEPCO-Uhde)는 여전히 적자에서 허덕이고 있다.
서로 다른 입장의 주체가 만난 JV는 기업을 온전히 인수(바이아웃)하는 경우에 비해 원하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해외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들의 JV 설립에 대한 선호도 역시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들은 안정화하는 내수 시장에 뛰어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GE의 지분 정리가 진행 중인 현대캐피탈 사례처럼 합작관계를 끝내는 경우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도 국내외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기술 및 노하우 유출 우려 때문에 해외 기업과 손잡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라며 “국가별로 지분 인수 비율 제한이 있는 경우나 시장 자체가 폐쇄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JV 설립을 선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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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12월 29일 10:2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