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브, 수도권 점유율 50% 넘는 곳 적어…"LGU+ 등 인수 가능" 관측
내년 단통법 일몰…이통사, IPTV 가입자 유지 위해 딜라이브 관심 가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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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업체 딜라이브 인수금융 대주단이 리파이낸싱(Refinancing)을 끝내고 재매각 준비에 나섰다. 내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일몰등 우호적인 여건이 반영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딜라이브 대주단 등은 대주단을 중심으로 매각 및 실무협의회를 구성하고 매각 준비에 들어갔다. 현재 외국계 IB들로부터 매각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을 접수받고 있다.
현행법상 딜라이브를 인수할 곳이 해외 기업이나 투자자보다는 국내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 국내 증권사는 주관사 후보에서 배제됐다. 딜라이브 인수금융에 대주단으로 참여한 국내 금융회사가 20곳이나 돼 이해 상충 등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7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가 무산될 당시의 암울한 분위기는 조금 벗어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 결합 후 "국내 21개 방송구역 유료방송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47%~76%에 달해 경쟁을 제한한다"며 CJ헬로비전 매각을 불허했지만 냉정하게 따져본 결과 딜라이브는 이 원칙과 기준에서 한 발 비켜서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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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비전에 비해 딜라이브는 과반 이상 점유율을 차지한 사업권역이 적기 때문이라는 것.
점유율이 비교적 낮은 LG유플러스나 다른 케이블TV회사들이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전국 19개 유료방송시장 권역에서 시장 점유율 1위(가입자수 기준)를 달리고 있고 비율이 50%를 웃도는 권역도 13곳이나 된다. 딜라이브는 시장 점유율 1위 권역은 14곳이고 과반 이상 시장을 지배하는 곳은 8곳에 그친다. 또 영업지역이 수도권에 몰려있어 CJ헬로비전과 차이를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사업권역당 60% 점유율을 독점 기준으로 판단했다면 LG유플러스나 S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통신 3사는 수도권 지역에 IPTV 가입자 마케팅을 집중했는데 이로 인해 딜라이브 수도권 점유율은 40% 안팎이고 SKT나 LG유플러스도 20% 내외일 것"이라고 말했다.
3년 일몰법인 단통법의 만료가 가까워졌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부각된다. 2014년 9월 단통법 실행 이후 케이블TV사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동통신회사들이 스마트폰 가입자 확보 경쟁에 쏟아붓던 지원금을 IPTV와 초고속인터넷 마케팅으로 돌리면서 빠른 속도로 가입자를 늘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2013년 이후 유료방송가입자 중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 이용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케이블TV사들은 성장이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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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은 현재 실효성이 낮고, 이동통신사들의 배만 불려줬다는 지적과 함께 일몰 연장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딜라이브 매각 측은 법안이 사라지면 재매각 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사들은 다시 휴대전화 마케팅에 비중을 둬야 하고 IPTV 가입자도 유지하려면 결국 M&A로 시장 지위 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른 관계자는 "단통법 일몰 후 이통사들은 법 시행 이전처럼 휴대전화 보조금 지급으로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릴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이들의 마케팅 비용 등이 분산되면 유료방송 시장 경쟁도 식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매각 가능성에 대해선 반신반의 하는 분위기다. 변수는 가격이다. 매각 측도 인수금융 대출금액인 2조2000억원 이상을 받는 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인정한다. 이보다 대출 손실 최소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입장이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2조2000억을 받으려면 가입자 1인당 100만원 가치를 받아야 해 무리가 있다"면서 "가입자 1인당 마케팅 비용이 최소 50만원에서 60만원 수준으로 이 정도 눈높이에 맞춰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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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9월 09일 11:3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