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 다양한 부문서 경쟁 중…카카오뱅크로 옮겨 붙을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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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대표 라이벌로 꼽히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국내에서 카카오라는 한 배를 타게 됐다. 세계 각지, 다양한 분야의 경쟁관계가 카카오 계열 사업에서도 벌어질지, 자칫 사업에 영향을 줄지 여부가 관심사가 됐다.
지난 21일 카카오는 알리바바그룹 계열사 앤트파이낸셜이 카카오페이에 2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알리페이 이용자들은 국내에서, 카카오페이 이용자들은 해외에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페이가 은행과 밀접한 간편결제 및 송금, 청구서 등 서비스를 하는 만큼 곧 영업에 들어갈 카카오뱅크와의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
눈길이 가는 부분은 모회사인 카카오에는 일찌감치 텐센트가 투자했다는 점이다. 텐센트는 2012년 카카오 지분에 투자하며 관계를 맺었다. 현재도 8.29%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가 이름을 내건 카카오뱅크(4%)에도 참여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여러 사업군에서 경쟁자이자 라이벌로 분류된다. 이들이 결국 '카카오'라는 국내 회사들에서 한집살이를 하게 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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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이른바 'BAT'로 불리는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가 3대 IT·인터넷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엔 이 중에서도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아시아 대장주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는 등 양강 체제에 들어간 분위기다.
1999년 설립된 알리바바는 짧은 역사에도 아마존 등 글로벌 업체를 넘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로 컸고 뉴욕증권거래소에도 상장했다. 텐센트도 1999년 첫 작품인 인스턴트메신저 ‘QQ’, 2011년 출시한 모바일메신저 위챗(We Chat)의 성공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홍콩증시에 상장돼 있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등 쇼핑, 텐센트는 포털서비스와 게임으로 주력하는 사업은 조금씩 다르지만 최근 몇 년간은 서로 영역을 가리지 않고 확장 경쟁을 이어왔다.
2015년 알리바바가 ‘중국판 유튜브’ 유쿠투더우를 인수하자 텐센트는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과 손잡으며 맞불을 놨다. 같은 해 텐센트가 중국 첫 인터넷전문은행 ‘위뱅크’를 개설하자 알리바바도 ‘마이뱅크’를 내놨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의 전자상거래 경쟁은 중국을 넘어 해외로 뻗어가고 있다. 국내에선 카카오뱅크에 텐센트, 케이뱅크엔 알리바바가 각각 주주로 참여했다.
이런 경쟁 관계가 카카오뱅크의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일단 알리바바는 카카오페이를 통해 카카오뱅크 내 영향력도 키우고 싶겠지만 텐센트가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그렇다고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큰 관심이 없는 텐센트가 카카오페이를 외면할 상황은 아니다. 가뜩이나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 회사간 갈등이 불거지면 배는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증권사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시너지효과는 필수인데 카카오페이 2대주주인 알리바바가 비협조적이라면 사업 연계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텐센트 입장에서도 알리바바의 한국 내 영향력 확장이 달갑지 않다면 카카오페이에 대한 의존도를 최대한 낮추고 싶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영역 확장에만 심혈을 기울였던 것은 아니다. 핵심 영역이 아닌 부분에서는 손을 잡기도 했다. 2015년 두 회사는 소셜커머스사업 부문 통합 계획을 밝혔고, 함께 중국내 영화 제작배급사 인수에 나섰다. 각각 가지고 있던 택시 호출앱 회사를 합병하기도 했다.
다만 카카오에 투자한 금액이나 한국 시장의 규모는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비추면 그리 크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중국 회사들보다 은산분리 등 눈앞의 과제를 신경 써야 할 상황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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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2월 22일 18:4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