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도 금융위 VS. 정책적 지원 중기부
"주무 부처에 따라 각론 바뀌어"…표정관리 나선 VC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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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벤처기업특별법 일몰을 앞두고 벤처투자 관련 법안 통합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수년간 벤처투자 사업을 두고 주도권 다툼을 하던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 간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저마다 속내를 숨기며 진행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벤특법)의 재개정을 위한 연구용역 기관을 선정하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벤특법은 1997년 첫 시행된 이후 10년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하다 2007년 다시 기한이 10년 연장돼 오는 연말 기한 종료를 앞두고 있다.
중기부는 벤특법의 영구법 전환 방안을 포함해 벤특법·중소기업창업지원법(이하 창지법)·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상 명시된 벤처투자 법조항 등 벤처투자 관련 법안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발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국내 벤처캐피탈(VC) 업체들은 창지법에 근거한 창업투자회사와 여전법에 근거한 신기술금융회사 라이선스를 취득해 벤처투자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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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창업투자회사와 신기술금융회사를 관할하는 주무 부처가 다르다는 점이다. 관리 감독 체계가 이원화돼 있어 운용사에 적용되는 규제 정도도 다른 셈이다. 이 때문에 벤처투자 업계에선 관련 법안을 통합하고 소관 부처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2015년 중소기업청(現 중기부)이 벤특법 재개정을 위해 산업연구원을 위탁 기관으로 선정하는 등 이미 한 차례 재개정 작업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결론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벤특법이 한 차례 시한을 연장해 운영돼 온 만큼 올해에는 결말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실상 관련 법안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기정사실화돼, 주무 부처 교통정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각론이 달라질 것이란 지적이다.
한 VC업체 운용역은 "중기부가 관할권을 쥐게 되면 애초 VC 도입 취지인 정책적 당위성이 강조되면서 지원 성격이 강해질 것"이라며 "반면 금융위가 벤처투자 사업을 주도하게 될 경우엔 민간에 공을 넘기는 방식으로 운영 방식이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중기부와 금융위의 눈치싸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두 부처 모두 18조원 규모 투자사업을 놓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중기부는 97년 정부 주도 벤처투자 사업 추진을 시작으로 지금껏 사업을 키워 온 중기부가 적임자라는 입장이다. 반면 금융위는 시장 환경이 변화한 만큼 한국 벤처투자 시장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그릇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란 주장이다.
두 부처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금융위는 2013년 성장사다리펀드를 만든 후 신기술금융회사 규제를 완화하며 영향력을 넓혀왔다. 실제 신기술금융회사 라이선스 취득 기준 완화 이후 신기술금융회사(겸영 포함)는 2013년 40개에서 올해 6월말 기준 82개로 늘었다.
밀리는 듯 보였던 중기부도 반격에 나섰다.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부(部)로 승격된 후 8000억원 규모 추경 예산을 따냈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가 관리하고 있는 성장사다리펀드 사업을 모태펀드와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그 배경에 중기부가 있다는 것은 업계에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당사자인 VC업체들의 반응은 미묘하다.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며 겉으론 표정관리에 들어간 모습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속사정은 다르다. 대형사는 민간 주도의 벤처투자 사업 운영을 선호하는 금융위를, 중소형사는 정책적 목적에 따라 골고루 투자금을 맡기는 중기부를 선호한다는 전언이다.
다른 VC업체 운용역은 "벤처투자업의 시작은 펀드 결성에 있다"며 "오랜 기간 트랙 레코드가 쌓인 대형사는 투자 실패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이 큰 연기금·공제회 등 민간 자금 설득에 유리하지만 중소형사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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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10월 15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