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확대가 기업가치 증명 주요 과제
정상화 시점까지가 해외모델 확보 '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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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그룹 투자유치를 확정지은 야놀자의 다음 목표는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 인수·합병(M&A)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시장 확대가 주요 변수인 만큼 불가피한 선택지라는 평가다.
야놀자는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비전펀드II로부터 총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소프트뱅크 측은 인터뷰를 통해 야놀자를 호텔 예약뿐 아니라 모빌리티·공연·액티비티·식당예약·콘텐츠 등으로도 영역을 확장시킬 계획을 밝혔다.
투자업계는 야놀자의 대규모 글로벌 OTA 인수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야놀자 모델은 해외 시장 확대가 주요 변수인데, 이를 위해선 글로벌 OTA 인수가 키(key)"라며 "이번에 비전펀드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대부분 M&A 자금으로 쓰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야놀자는 그동안 외부 투자유치로 마련한 자금으로 공격적인 M&A에 나서왔다. 2019년 데일리호텔 인수를 비롯해 W디자인그룹, 우리펜션 등을 인수했다. 빅데이터 기반 여행 플랫폼 트리플에도 지분투자했다.
국외자본이 잠식해왔던 국내 OTA 시장은 야놀자가 잇단 M&A로 몸집을 키우면서 토종 OTA 중심으로 변모했다.
국내 숙박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굵직한 M&A는 해외 업체 위주로 이어왔다. 2018년 동남아시아 호텔체인 젠룸스 투자로 해외진출 첫 발을 뗐다. 이후 꾸준히 지분을 인수해 현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019년엔 호텔 자산관리시스템(PMS) 분야 글로벌 2위인 인도 이지테크노시스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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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팬데믹 여파로 해외 여행에 제한이 따르는 지금이 야놀자에 M&A 적기라는 평가다.
여행업에 능통한 관계자는 "내수 OTA는 길게 보면 2024년까지로 보이나 해외 쪽은 상대적으로 약한 상황이다보니 어떻게 보면 기회"라면서 "여행시장이 향후 정상화할 시점엔 확장성의 한계가 두드러질 수 있고, 그 시기 전까지가 야놀자에 M&A 적기이자 해외모델 수립 시한"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해외 시장은 글로벌 대형 OTA들이 이미 대부분 선점해 있다는 점에서 확장이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여행기업은 크게 세 곳으로 압축되고 있다. 중국의 씨트립 그룹과 미국의 부킹홀딩스, 익스피디어 그룹이다. 글로벌 M&A로 이점을 봤던 동남아 대상 젠룸스의 경우에도 일본(라쿠텐)·중국(트립닷컴)·인도(오요) 등 토종 OTA가 선점해 있는 시장이 아니었기에 인수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최근 전략적 협약 소식을 알린 브이엔트래블(VNTravel)도 베트남 1위 여행기업이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야놀자 기업가치를 8조~9조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야놀자가 직전 라운드에서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부킹홀딩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기업가치 1조1000억원을 인정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8배 이상 높은 값을 쳐준 셈이다.
이 같은 가치산정은 야놀자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톱 여행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일각에선 투자사들이 야놀자 기업가치를 믿음으로 끌어올리긴 했지만 실제 기업가치로 실현시키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 지적한다. 구글 등 포털사이트 및호텔 브랜드 자체 플랫폼의 약진과 더불어 내국인 아웃바운드(Outbound·한국 관광객의 해외여행) 한계 면에서 밸류를 8조원 수준까지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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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7월 2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