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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커머스 시장 재편이 가속화하고 있다. 코로나 국면에서 성장이 두드러진 쿠팡·네이버·쓱닷컴(SSG닷컴) 등 상위 사업자의 지위가 공고해지면서 한발 뒤쳐진 ‘유통 강자’ 롯데는 조급해졌다. 외부인사 영입, 오프라인 점포 정리 등 대수술에 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롯데만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거래액만 보면 아직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절대강자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이머커스 ‘3강’은 굳어지고 있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 점유율은 작년 기준 네이버쇼핑(17%),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11번가(7%) 정도로 나눠갖고 있는데,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기 때문에 쓱닷컴(3%)과 합산하면 15%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22조원을 기록하며 2010년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단순 매출 규모만 보면 다른 서비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최근 쿠팡이 밝힌 유료회원 숫자는 900만명에 이른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달 초 분석리포트에서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이 쿠팡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쿠팡의 총거래액 증가 속도와 시장점유율 확대 속도가 모두 다른 이커머스 기업을 압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대비 2021년의 쿠팡의 총거래액 성장률은 72%로, SSG닷컴(22%), 롯데온(12%) 등의 총거래액 성장률을 크게 상회한다.
또 다른 강자인 네이버도 최근 커머스(쇼핑)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이커머스가 본업이 아닌 네이버는 그동안 오픈마켓 방식인 스마트스토어 중심으로 커머스를 해왔는데, 지난해 6월부터 브랜드스토어와 쇼핑라이브 등을 공식 출범했다. 해당 사업들이 급성장하며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네이버의 지난해 커머스부문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7.9% 확대한 405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쓱닷컴도 성장이 ‘숫자’로 가시화하고 있다. 쓱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5조7174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성장했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평균 성장률인 15.7%를 크게 상회하는 숫자다.
물론 매출의 대폭 성장과 동시에 적자도 늘어났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조8000억원대로 전년도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쓱닷컴도 지난해 적자 규모가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다만 일단 ‘주도권 잡기’가 목표인 만큼 기업들은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있다. 업계에선 점유율이 30% 정도 되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의 아마존은 40%, 중국의 알리바바는 51%에 이르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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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상위권 업체들이 입지를 다질수록 가장 조급한 건 ‘전통 유통 명가’ 롯데다. 지난 몇 년간 롯데의 이커머스 사업이 고전했지만, 백화점 등 오프라인 부문이 버틸 체력을 뒤받침했다. 그룹 차원에서는 롯데케미칼(화학부문)이라는 또 다른 캐시카우가 있기도 해 다소 느긋했던 것도 사실이다. 경쟁자인 쿠팡, 신세계 등은 유통업이 유일한 핵심 사업이라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이커머스로 유통업 패러다임이 넘어가면서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룹 내부에서도 시기를 놓치면 향후 승기를 잡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커진 분위기다.
롯데그룹 유통부문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비슷한 규모로 경쟁을 해왔는데, 이제 상위 사업자와 그 외 사업자 간의 점유율 격차는 더 멀어졌다”며 “쿠팡, 네이버, 쓱 등의 점유율이 높아졌고 티몬이나 위메프는 급락했다. 롯데온은 여전히 애매하다”고 말했다.
한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그룹에서 케미칼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게 오히려 부담이기도 하다”며 “유통부문에선 ‘케미칼 비중이 너무 커지고 있나’ 부담이고, 그룹에선 케미칼 쪽 밸류체인이 수직계열화가 돼있지 않고, 범용 제품이 많다보니 시황 영향을 크게 받아 완전한 주력사업으로 의지하기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인 신세계(이마트)는 이커머스 부문만 떼어낸 쓱닷컴이 상장을 추진할 정도로 성장했는데, 롯데의 그룹 통합 이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은 아직도 계열 통합 작업중인 셈이다. 쓱닷컴의 목표 기업가치는 10조원 수준이다.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커피숍 1등 브랜드도 추가했다. 이외에도 패션 플랫폼인 W컨셉 등 각 시장 내에서 영향력있는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다. 물론 삐에로쇼핑, 부츠, PK마켓 등 실패해 사업을 접은 브랜드들이 다수 있지만 어쨌든 새로운 투자로 브랜드 경쟁력을 채우고 있다.
한 투자업계(IB) 관계자는 “쿠팡처럼 공격적으로 ‘막대한 적자’를 감내하는 기업들이 대세일 수밖에 없다”며 “롯데의 브랜드 자체가 노후화한 게 큰데, 과거에는 각 부문에 1등 브랜드들이 있었지만 이제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 분위기 문제는 아닌게, 쓱닷컴처럼 공격용 실탄을 장전할 수 있는 상장 단계까지 가고 못가고가 현실적으로 차이가 매우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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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전반적인 유통업 정비에 나선 롯데가 최근 분주하게 움직이며 기대감이 오르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성장세가 드러나고 있다. 롯데온은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매출이 22.7% 증가했고, 월평균 방문자와 구매자 모두 40% 이상 증가했다.
‘순혈주의 타파’ 초강수를 둔 롯데는 외부 인사 영입을 이어가고 있다. P&G 출신의 김상현 부회장(유통군 HQ대표)을 필두로 LG생활건강 출신 이우경 부사장(유통군 HQ 최고마케팅책임자), 이베이코리아 출신 현은석 부사장(유통군 HQ 디지털혁신센터장) 등 다수의 경영진을 외부 인사로 채웠다. 백화점 부문의 이승희 상무, 안성호·조형주 상무보는 신세계그룹 출신이다. 최근엔 신동빈 회장의 지시로 롯데지주에 외부 인재 영입 담당팀인 ‘스타(STAR)’팀이 신설됐다고 알려진다.
외부 인사 영입으로 분위기가 전환된(?) 롯데의 유통부문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하나둘 내놓고 있다. 이달 롯데온은 프리미엄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를 처음 선보였다. 기존 오프라인 백화점의 강점을 접목시켜 온·오프라인을 연계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온은 이번 온앤더뷰티 출범을 위해 뷰티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 구조를 개편했다.
오프라인 매장도 선택과 집중에 들어간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전국에 3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신세계백화점(13개), 현대백화점(16개)과 비교해 두 배 수준이다. 수익이 낮은 지방의 일부 점포는 용도 변경 등을 검토하고 매출 상위권에 드는 점포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부동산 기업’으로 불릴 만큼 오프라인 강자인 롯데는 최근 연이어 경쟁사에 1등 자리를 뺐겼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오랜 기간 국내 백화점 총매출 기준 1위 점포 자리를 지켜오다 2017년 이후 신세계 강남점에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신세계 강남점의 연간 총매출은 약 2조5000억원 수준으로 2·3위인 롯데 잠실점, 본점을 크게 앞선다. 롯데 부산본점은 2016년 지역 1위 자리를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넘겨줬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작년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과 비슷한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신규 출점하면서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하고, 온라인에서 럭셔리·뷰티 등을 승부수로 내세우고 있지만 명품이랑 뷰티는 신세계도 잘하고 물류도 쿠팡이 앞서니 ‘롯데만의’ 강점이 어떻게 드러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 최대 실적 낸 쿠팡, 사업 확장하는 네이버
10兆 몸값 노리는 쓱닷컴…'본 게임'시작인데
여전히 '계열 통합 중' 롯데온…격차 더 멀어져
인재 영입·조직 개편·점포 정리 '대수술'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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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2년 04월 2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