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 찾지만 방향성 모호
3세 경영 후 계열분리 포석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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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계 순위 7위인 GS그룹이 정유·화학부문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시황 리스크를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투자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GS에너지·GS칼텍스·GS리테일·GS홈쇼핑 등 주요 계열사별로 꾸준히 인수·합병(M&A)이 시도되고 있다.
GS에너지는 투자를 위해 설립된 만큼 '녹색성장(Green Growth)' 및 해외 광구투자에 전념해왔다. 보령LNG터미널 투자를 진행했고 아부다비 생산광구 지분 매입도 단행했다.
GS칼텍스는 비(非)정유 사업 확대에 한창이다. 신사업팀을 꾸리고 자동차 관련 산업 및 O2O, 핀테크 등에 투자 대상을 찾고 있다. 작년에는 자동차 외장수리 O2O업체인 '카닥'에 투자했고 신재생에너지 '바이오부탄올' 생산 기술까지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유통 계열사들도 자체적으로 활로를 모색 중이다. GS홈쇼핑은 스타트업(Start-up)에 투자하는 식으로 보폭을 넓혀왔다. 벤처펀드를 통한 투자 등 간접 투자까지 합치면 전체 투자 건수는 20여 건을 웃돌며 총 투자 규모는 1000억여 원을 넘어섰다. GS리테일도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왓슨스코리아를 통해 드러그스토어(Drug store) 사업에 뛰어들었고 최근에는 파르나스호텔을 인수했다.
하지만 새 먹거리 사업을 위한 투자했던 건들 중 상당수는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GS에너지가 집중했던 인수 건들이 대표적이다. GS이엠(리튬 2차전지 소재)·GS플라텍(에너지 폐기물 처리)·GSE WTE(증기 및 냉온수 공급)·GS퓨얼셀(연료전지) 등은 외부로 매각되거나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해 청산 절차를 밟았다.
GS엔텍(舊 디케이티)은 2010년 인수 이후 지지부진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그간 순손실을 기록하다 작년 들어서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모회사인 GS글로벌은 유상증자와 채무보증 등 잇단 자금지원에 나서며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GS E&R(舊 STX에너지) 상황도 좋지 못하다. 핵심 사업인 GS동해전력 가동이 지연됐고 재무상황도 악화했다. 2020년은 돼야 배당 가능한 수준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업운전에 들어간 지 갓 1년이 지난 GS영양풍력발전도 올해 이후를 기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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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계열사들이 자체 사업에 국한된 투자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보니 그룹 차원에서 제시하는 미래 방향성이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략을 총괄할 컨트롤타워 존재가 미약한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투자와 M&A 시도는 잇달았지만 '그룹의 앞날을 이끌 만하다'고 여길 거래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따른다.
최근 삼성과 SK 등 주요 그룹들은 오너와 지주회사가 구심점이 돼 사업 구조재편을 위한 대형 투자를 진행하는 모양새다. 반면 GS그룹은 ㈜GS가 정점에 있긴 하나 지주사로서 최소한의 역할만 수행한다. ㈜GS가 전면에 나선 M&A는 GS E&R이 전부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개별 회사로 보면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그룹 차원에서 보면 어떤 큰 그림을 갖고 있는지 애매하다"면서 "시장에서 GS그룹이 어떤 방향으로 나갈 지에 대한 않아 기대감도 크지 않다"고 했다.
실제로 GS그룹은 하이마트·코웨이·KT렌탈 등 빅딜(Big Deal)이 나올 때마다 꾸준히 명함을 내밀었지만 성사시킨 적이 거의 없다. 앞서 인천정유와 대한통운 M&A에서도 중도 포기했다. 놓친 매물 중 대부분은 새 주인을 만난 뒤 안정적인 이익을 내주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특정 계열사가 대규모 투자를 검토해도 친족들 동의를 전부 받아야 해 성사 자체가 어렵다"면서 "대형 M&A에 참여는 했어도 완주하지 못한 주된 원인"이라고 전했다. 이어 "계열사들의 자율성을 지켜준다는 점은 긍정적일 수 있으나 이로 인해 좋은 거래를 여러 번 놓쳤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해묵은 논란거리인 GS그룹의 사촌경영과 복잡한 지분 구도도 복병으로 거론되며 장기적으로는 계열분리가 검토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GS 지분은 49명의 오너 일가에 쪼개져 있다. 최대주주인 허창수 그룹 회장 지분이 4.66%이고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등이 5% 미만 지분을 갖고 있다. 그룹 차원의 굵직한 의사결정이 쉽지 않은 구조다.
현재는 그룹 오너 3세가 주력 계열사 경영을 나눠 맡고 있지만 그 이후는 안개 속이다. 최근 허용수 부사장이 ㈜GS 지분을 늘리며 후계구도의 변수로 등장했다. 허 부사장은 작년 그룹 인사에서 GS EPS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결국 GS그룹 계열사들의 '각자도생'(各自圖生) 형태의 시도는 계열분리를 위한 준비작업으로 비춰지고 있다. 경영권 승계가 진행될 수록 친족 경영을 위한 연결고리가 약해질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다른 관계자는 "GS그룹은 후계 정리를 위해 사업 분할이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창업주 세대와 달리 아래로 내려갈 수록 촌수가 멀어지고 의견합치가 어려운 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GS그룹 측은 "㈜GS는 순수 지주사 역할을 추구해왔고 계열사 의사결정은 자유롭게 하고 있다"면서 "최근 지분 구도 변경 등에 따른 계열 분리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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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2월 1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