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법인화 후 영업망 확대 본격화…현지 밀착 전략 구상
KB·우리 전사적 의지에 신한銀 베트남 아성도 영향 불가피
다만 “현지화·선점 효과 무시 어렵고, 대응 시간 있다”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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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의 아성인 베트남 시장에 대한 경쟁사들의 도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리딩뱅크 각축을 벌이는 KB국민은행은 글로벌 진출에 다시 불을 댕기며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관심을 드러냈다. 우리은행도 베트남 현지 법인 전환과 기업금융, 핀테크를 강점으로 폭발적인 영역 확대를 예고했다. 두 은행이 전사적 의지를 드러낸 만큼 신한은행의 베트남 수성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이자이익 중심 사업이 한계에 달한 은행들은 해외 진출에 열심이다. 끼어들 여지가 없는 선진 시장보다 경제 성장률은 높고 금융산업 발전도가 낮은 인도, 동남아시아 등이 주요 목표다. 그 중에서도 베트남은 많은 인구와 낮은 평균 연령, 높은 휴대폰 보급률과 낮은 계좌보유율, 한국에 대한 호감도 등 매력적인 요인이 많다. '아시아금융벨트' 완성을 위한 핵심 요지로 일찍부터 국내 은행들의 진출 움직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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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진 신한은행의 독주 양상이다. 베트남 사무소 설치, 지점 개설, 법인 전환, M&A(신한베트남은행-신한비나은행 합병), 신용카드 사업 등 성과를 국내 은행 중 가장 앞서 이뤄냈다.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생명도 함께 진출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는 영업망을 18곳까지 늘리며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중 가장 탄탄한 기반을 갖추게 됐고 실적도 개선세다. 모바일전문은행 써니뱅크 출시, 자동차대출 상품 취급, 베트남 핀테크 사업 지원 등 현지 밀착형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신한은행의 텃밭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다.
KB금융지주는 신한금융지주와 시가총액 격차를 줄이며 1등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이라는 확실한 성공모델이 있는 신한금융과 달리 은행의 해외 사업부문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성장이 둔화하는 국내에선 은행간 격전이 더 이상 벌어지기 어렵다. KB증권과 KB손해보험 등 국내 사업 정비가 이뤄진 만큼 앞으로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베트남에서 성과를 낸다면 해외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입증하게 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지난주부터 동남아시아 지역 출장에 나섰다. 첫 일정으로 웅우엔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KB국민은행 하노이 사무소의 지점 전환 및 장기적인 은행업 진출 확대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카드 및 증권의 신규 진출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시작은 늦었지만 다양한 경제 영역에서의 협업과 사회공헌을 통해 독자 영역을 구축하겠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은 카자흐스탄 BCC은행 투자 실패로 오랫동안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었지만 이제는 충격에서 벗어난 모습”이라며 “해외 시장 확대가 반드시 필요해졌고, 신한은행 등 경쟁사에 비해서도 성과가 미미했기 때문에 더 적극적인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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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해외 네트워크를 500개까지 늘려 세계 20위권으로 도약하겠다는 우리은행도 베트남 시장 확장에 힘 쏟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노이 지점을 법인으로 전환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법인이 되면 현지 영업은 물론 추가 지점 설치도 수월해진다. 회사는 연내 3곳의 지점을 새로 열고, 3년 안에 20곳의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계획대로라면 짧은 기간 내에 신한은행과 대등한 수준의 영업망을 갖추게 된다. 일찌감치 ‘위비뱅크’ 서비스를 시작하고, 현지 전자결제 핀테크 업체와 제휴도 맺는 등 리테일 수요 확보에 자신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베트남 진출 후 구축해 둔 교민과 기업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펼 것”이라며 “기업금융 강점을 살려 삼성이나 LG, 효성, 포스코 등 베트남 진출 고객 기업의 금융 수요도 확보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현지 고객 확보를 위한 새 전략도 구상하고 있다. 베트남 고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현지 카드사와 손잡고 상반기 중 카드사업을 런칭할 계획이다. 자회사 우리카드에 기대는 것보다 성과 구현이 빨라질 수 있다. 현지 고객들의 금융사 접근성이 낮은 점을 고려해 미니버스를 개조한 이동식 은행서비스(방카, Bankar)도 도입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베트남 시장 확장에 전사적 의지를 보이는 만큼 신한은행도 수성 전략의 필요성이 커졌다.
두 은행 모두 신한은행 고객 빼앗기보다는 신규 고객 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현지에선 다 같은 외국계 은행인 만큼 신한은행의 입지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은행들의 인지도가 비슷하기 때문에 우리 기업이나 교민 고객의 분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갈수록 해외 시장 선점과 확장을 위한 은행들의 각축전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으로선 '제2의 베트남' 확보만큼이나 이미 손에 쥔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다만 신한은행도 대응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평가가 있다. 선점 효과는 무시하기 어렵고, 진정한 의미의 해외 진출 성공인 현지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다. KB국민은행의 경우엔 법인화까지 갈 길도 멀다. 증권사 관계자는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새 가능성을 모색하는 점은 높이 사지만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까지는 2~3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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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2월 16일 10:5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