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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금융그룹이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반도체부문 인수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 등 계열사를 주축으로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사모펀드(PEF)를 통해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24일 금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최근 SK그룹에 이 같은 의사를 타진했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반도체부문 분할 자회사 경영권 지분 인수자로 선정되면 예상 인수 대금 중 일정 부분을 대겠다는 것이다.
미래에셋그룹 고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증권이 아닌,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현재 해당 방안에 대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이 펀드를 만들어 우선 계열사의 자본을 일부 투자하고, 연기금 등 외부 투자자(LP)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SK하이닉스의 FI로 나서는 구조다. 지난 2011년 휠라코리아가 아쿠쉬네트(타이틀리스트)를 인수할 당시, 미래에셋 PEF가 같이 인수한 구조와 유사하다.
도시바 반도체부문 분할 자회사 경영권 지분 가치는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이 이 거래에 참여하게 되면 적어도 조 단위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를 꾸리게 될 전망이다.
SK그룹은 이 같은 제안을 조만간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보고할 방침이다.
이번 거래에는 SK하이닉스 외에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웨스턴디지탈(WD), 마이크론테크놀로지, TMSC, 폭스콘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입찰에 참여하고 있어 인수 성사 가능성을 점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입찰 과정에서 가격이 더 높아질 여지도 있다. 만약 SK하이닉스가 경쟁에서 승리하면 미래에셋이 자금력 면에서 든든한 우군이 될 수 있다.
미래에셋은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해 덩치를 키운 뒤 지난해 말부터 적극적으로 전 업계를 아우르는 펀드 조성에 나서고 있다. '매칭 펀드' 방식으로 협력사가 자본을 투입한만큼 미래에셋도 자금을 투입해 운용하는 방식이다. 이전에 국민연금이 기획했던 코파(Co-Pa) 펀드와 유사하다. 네이버·셀트리온·GS리테일 등과 총 1조원 규모 펀드 조성이 진행되고 있다.
미래에셋 입장에선 도시바 분할계열사 인수를 계기로 SK와 공동 펀드를 만드는 구상이 가능하다. 공동투자자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며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쌓여있는 대규모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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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2월 26일 17:00 게재]
입력 2017.02.27 07:00|수정 2017.02.27 10:55
SK에 FI 참여 제안…조 단위 프로젝트펀드 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