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낼 수 있다면 인수 구조 마련 신호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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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 여부가 우선 1000억원에 달할 계약금을 낼 수 있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자금조달 구조를 마련하지 않고서는 몰취 가능성이 있는 대규모 자금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과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더블스타타이어는 주식매매계약(SPA) 협상을 진행, 소송 관련 우발채무가 현실화 할 경우 가격조정에 대한 막바지 협의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이번 주 중 협상을 마무리하고 다음달 중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계약이 체결되면 박삼구 회장에 한달 말미로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묻게 된다.
박삼구 회장이 행사를 결정할 경우 채권단은 거래금액의 10% 가량을 계약금으로 받을 계획이다. 더블스타의 제시 금액이 1조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박삼구 회장은 4월중엔 1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현재로선 자금조달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특수목적회사(SPC)를 활용하거나 금호산업 인수에 힘을 보탰던 기업들이 재무적 투자자(FI)로 나설 것이란 가능성만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 자금은 차입형태로만 이뤄져야 한다. 금호타이어의 주가와 실적, 담보가치를 감안하면 대규모 차입금 지원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채권단 내부에서도 자금조달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박삼구 회장이 계약금을 납입할 수 있다면 금호타이어 인수는 거의 확정적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박삼구 회장의 책임으로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위약금 성격이 있는 계약금은 돌려받을 수 없게 된다. 1000억원이라는 큰 돈을 냈을 때는 나머지 자금조달 계획이 서고 자신감도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의미다.
IB업계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은 이미 금호산업 인수 때 가용 자원을 모두 쓴 상황이라 1000억원이 절대 작은 금액이 아니다”며 “확실한 계획 없이 계약금을 선뜻 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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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2월 24일 09:5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