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기여 없는 더블스타만 컨소 허용하는 것은 형평 위배
채권단 “원칙 변경은 없다”…금호타이어 더블스타 인수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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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겠다고 압장을 밝혔다.
13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광화문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어 채권단의 우선매수권 행사 범위 제한이 부적절하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윤병철 금호아시아나그룹 기획재무담당 상무(CFO) 등이 참여했다.
채권단과 박삼구 회장이 2010년 체결한 우선매수권부여약정서엔 '우선매수권자의 우선매수 권리는 주주협의회 사전 서면승인이 없는 한 제 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고 쓰여있다. 금호그룹은 이를 "동의가 있으면 승인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우선매수권이 경영정상화에 기여한 대가 및 책임경영 확보 방안으로 부여됐던 점, 약정서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계열주의 컨소시엄 구성은 허용되는 것"이라며 "기여도가 있는 계열주는 컨소시엄 허용이 안되고, 우선협상대상자는 컨소시엄이 허용되는 것은 형평의 관점에서 매우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룹은 이에 따라 2일 산업은행에 '컨소시엄 형태로 대상주식을 인수할 수 있다는 점'을 주주협의회 안건으로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더 늦어서는 논의할 기회조차 없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답을 얻지 못했고, 6일 주주협의회에 재차 공문을 발송했다. 7일 산업은행이 '주주협의회와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음에도 별다른 논의나 응답 없이 10일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안을 통과시켰다는 것이 그룹의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채권단에 컨소시엄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한 이유는 박삼구 회장의 인수 부담을 줄이는 취지도 있지만 앞으로 금호타이어의 기술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 투입도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그룹에 재무 부담이 전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내외 여러 SI와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해 왔다"고 말했다.
박삼구 회장과 그룹은 컨소시엄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채권단에 전달했다.
채권단은 이에 대해 원칙 변경은 없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했다. 처음부터 박삼구 회장에 우선매수권 행사 조건에 대해 설명하고 합의도 이뤄졌던 만큼 이제 와 컨소시엄 구성은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딜에 대한 우리나라와 국책은행의 신인도 문제도 걱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우선매수권 행사 한도나 컨소시엄 구성 허용이 필요할 정도의 사정 변경이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원칙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고 박삼구 회장도 우선매수권 포기 의사를 밝혔던 터라 금호타이어의 새 주인은 중국 더블스타타이어로 정해지는 형세가 됐다.
이날 중국 더블스타타이어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채권단과 체결할 예정이다. 거래 금액은 9550억원이며 6개 회사와 컨소시엄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30일 이내에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최대주주(42.01%)가 된다. 더블스타는 중국 증시 상장기업으로 트럭, 시내버스 분야의 타이어를 제조하고 있다
더블스타가 인수할 경우 금호 상표권 사용에 대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더블스타는 금호 상표권을 활용하기를 원하지만 금호산업이 이를 허용해줄지는 미지수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상표권 사용 허용 문제는 금호산업 이사회가 결정할 문제"라며 "현재로선 더블스타로부터 몇 년간 어떤 조건으로 상표권을 사용하겠다는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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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3월 13일 09:5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