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엔 하나금융도…변수 많아 시계 '제로'
-
연말에서 정기 주주총회로 이어지는 정기인사 시즌이 끝났지만, 금융권의 인사 태풍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주요 금융그룹의 수장 및 핵심 계열사 대표의 임기가 잇따라 만료되며 올해 내내 인사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최근 '포스트 한동우' 체제를 가까스로 완성했다. 그룹의 제2·제3 계열사인 카드와 증권의 사장 인선이 끝나고도 한동안 지주 부사장 두 자리를 두고 시끌시끌했다. 지주 부사장 자리가 계열사 대표 및 은행장·회장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통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완전한 마침표도 아니다. 신한금융 내부 시선은 실무부서 인선으로 향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수년 전부터 글로벌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해외 거점에 계열사별 전임 대표의 측근들이 나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물갈이'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벌써 나온다.
오는 4월에는 김용환 NH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역임한 관료 출신 금융인으로 2년간 무난히 지주를 이끌어 왔다는 평가지만, 지난해 농협은행 대규모 부실정리(빅배스;big-bath)로 그룹 수익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친정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지난해 말 농협은행 인사에 중앙회 출신 인사들이 대거 중용되며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중앙회의 장악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한 농협 관계자는 "김병원 회장이 부정선거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등 불확실성이 커 인사 예상이 어렵다"면서도 "김병원 회장과 이경섭 농협은행장의 관계가 틀어져 있어 이 행장을 옹호하는 김용환 지주회장의 입지가 위태롭다는 소문이 돈다"고 말했다.
오는 11월엔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지난 2014년 'KB 사태'를 수습하며 회장직에 오른 지 3년 만이다. 지난해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확정한 뒤 처음 맞이하는 회장의 임기 만료다.
KB금융은 현직 회장이 연임을 원할 시 우선권을 주는 '연임우선권'을 고려했다가 최종안에선 뺐다. 이를 두고 윤 회장이 연임에 뜻이 없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잠시 나오기도 했다. 지금은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내분으로 갈라졌던 그룹을 추슬러 신한금융이 위기감을 느낄 정도로 키워낸 공적 덕분이다.
윤 회장이 연임에 뜻을 둔다면 오는 9월을 전후해 꾸려질 '확대 지배구조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게 된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윤 회장을 포함한 회장 후보들을 원점에서 검토해 11월 회장을 선출한다.
윤 회장의 연임 여부는 그룹 지배구조 및 계열사 수장 인선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음 체제에서는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다시 분리될 가능성이 크다. 회장-행장 내분의 상처를 치유한다는 목표가 달성된 까닭이다. 어수선한 가운데 '1년 임기 각자대표제'로 땜질한 증권의 수장도 제대로 확정해야 한다.
윤 회장의 거취가 정해지고 나면 2018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재연임 여부로 금융권의 관심이 이동할 전망이다. 김정태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거취도 김 회장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함 행장의 임기는 일단 2년이다.
일부 부담스러운 상황은 남아 있다. '최순실 게이트' 관련 박영수 특별검사는 청와대가 하나은행 인사에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김정태 회장이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최근 인사청탁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이상화 글로벌영업2본부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3월 09일 11:1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