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손보 앞세워 보험 경쟁력 우위 차지
4조 초대형IB된 증권, KB식 CIB로 신한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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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이 신한금융그룹의 '리딩뱅크' 자리를 노릴 수 있게 된 핵심 배경은 역시 비은행 부문 강화다. 지배구조 및 은행 부문에서 탄탄하게 밑바탕을 다진 KB금융이 보험·증권 부문에서 단숨에 신한금융을 추월하며 어깨를 견주게 된 것이다.
KB금융은 비은행계열 자회사의 지배구조를 손질하며 추가로 그룹 이익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 반면 신한금융은 대형 인수합병(M&A)에라도 나서지 않는 이상 이를 견제할 수단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과 KB금융 비은행 부문 비교의 키워드는 '카드의 격차를 다른 계열사로 좁힐 수 있느냐'다.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신한금융의 비은행부문 이익은 KB금융의 2배였다. 이는 카드의 '체력'에서 비롯됐다. 신한카드는 수익 기준 국내 1위 카드사다. KB카드는 신한·삼성에 이어 3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1회성 요인을 제거했을때 신한카드는 연간 6000억원, KB카드는 연간 3000억원 안팎의 수익을 평균적으로 내고 있다.
지난해에도 이 격차는 크게 줄지 않았다. 이익 규모는 물론, 자기자본수익률·부실채권(NPL) 비율 등 모든 지표에서 신한카드가 KB카드를 앞서고 있다. 지난해 소비 침체 등에서 비롯한 카드사 불황에도 신한카드는 신용카드·할부금융·리스 등 주요 사업 영역의 영업수익이 모두 늘어났다.
KB금융이 M&A에 나서기 전인 2013년까지 이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었다. 자산운용 부문 정도가 한발 앞서 있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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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이 2014년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잇따라 사들이며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업계 4위권인 LIG손해보험 인수는 보험 부문에서의 그룹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여전히 생명보험 부문에서 KB생명보험의 존재감은 미미하지만, 손해보험을 포함한 보험 계열사 전체 이익은 신한금융을 뛰어넘고 있다. KB금융의 KB손보 지분율은 40%로, 3000억원 안팎에 달하는 이익의 일부만 그룹에 반영되고 있다. 올해 금융시장 예상대로 KB손보 100% 자회사화가 이뤄진다면 여기서만 18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이 그룹 실적에 추가 반영된다.
신한생명은 지난 2015년부터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월납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있다. 외형보단 내실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그 덕분에 수익성은 좋아졌다.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다만 영업력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초회보험료 규모는 지난해 991억원에 그쳤다. 2014년 176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엔 월납보험료 규모도 두 자릿수(17%)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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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캐피탈도 그룹에 안착한 후 이익 규모와 수익성이 모두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 KB캐피탈은 96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은행·카드·손보에 이어 그룹 내 4번째 이익 규모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4.3%로 업계 최상위권이다. 수입차·신차 부문을 중심으로 자동차금융 부문이 약진한 덕분이다.
KB캐피탈 역시 KB금융 지분율이 52%다.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면 KB금융에 500억원의 이익 증가 요인이 생긴다.
신한캐피탈은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해 순이익이 339억원으로 전년대비 26% 줄었다. 시장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리스 시장은 2013년 이후 3년간 시장 규모가 24% 증가했지만, 신한캐피탈의 실행 실적은 같은 기간 34% 줄어들었다.
증권에서의 경쟁은 올해가 원년이다. 그동안은 자기자본이 6000억원대에 불과한 KB증권의 열세였다. 부침이 다소 있긴 했지만, 자기자본이 KB증권 대비 4배 이상 많았던 신한금융투자가 전체 수익 규모에서는 앞서가는 모양새였다.
현대증권 통합을 마친 KB증권의 현재 자기자본 규모는 4조1750억원으로 업계 3위다. 초대형 금융투자업자 자격을 획득해 하반기부터 어음발행·기업여신 등 새로운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통합 비용으로 인해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는 적자를 냈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올해부터 연간 1500억~2000억원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이제서야 자기자본 3조원을 겨우 채웠다. 수익성도 지난해 2015년 대비 반 토막 났다. 최근 증권업 경험이 전무한 인사가 대표로 취임하며 내부도 소란하다.
신한금융의 고민은 열세가 부각된 비은행 부문을 크게 키울만한 구체적인 계획이 당장은 없다는 것이다. 남은건 대형 M&A 정도인데, 지난해 9월말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이 125.3%까지 상승해 출자 여력이 크게 떨어졌다. 신한금융투자에 5000억원을 출자한 탓이다. 금융감독원은 이중레버리지비율을 130% 이내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드에서의 격차를 다른 계열사들이 메워주면서 신한금융의 리딩 이미지가 희석되고, KB금융은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는 이미지가 생겼다"며 "최근의 시장은 '다 갖춘' 신한금융보다는 '더 좋아질' KB금융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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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3월 20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