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미국금리 때문”
투자업계, RBC비율에 따른 투자 위험요소 검토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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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로 예정됐던 한화생명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다소 늦어졌다. 투자업계에선 감독당국의 투자 위험성 검토 때문에 늦어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지급여력(RBC)비율에 따라 이자 지급 및 조기상환 여부가 달라 질 수 있다는 점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기관 수요예측 일정은 당초 이달 23일로 예정됐다가 연기됐다. 회사 측은 미국금리 인상에 따른 금리 변동성 증가가 주요원인이라고 밝혔다. 시장금리 움직임에 따라 발행금리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예정된 일정보다 1~2주 정도 늦어지는 것으로 4월까진 발행을 마무리 하겠다”라고 말했다.
투자업계는 한화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보험감독업무 시행세칙에 따르면 RBC비율에 따라 신종자본증권 이자지급이 달라진다.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발행사의RBC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질 경우 이자(배당) 지급이 정지되는 조건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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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C비율이 150%가 넘지 못할 경우 조기상환(콜옵션)이 제한될 수도 있다. 시행세칙에 따르면 상환 후 RBC비율이 150% 미만일 경우 일정 요건을 갖춰야만 조기상환을 할 수 있다. ▲RBC비율이 100% 이상이 되어야 하며 ▲자본적 성격이 강한 자금으로 상환 예정액 이상을 조달해야 한다. ▲상환대상 후순위 채무의 금리조건이 현저히 불리 할 경우 ▲감독원장의 사전승인 시 임의 상환 명시 또는 당사자간의 합의가 필요하다.
30년 만기 5년 조기상환 조건으로 발행되는 이번 한화생명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5년 후 한화생명의 RBC비율이 150%(상환 후 가정)에 이르지 못하면 조기상환이 이뤄질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통상 5년 후 콜옵션이 행사된다는 점에서, 투자자 입장에선 예상보다 장기간 자금이 묶일 소지가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RBC비율에 따라 이자지급이나 상환조건이 달라지는 리스크에 노출된다”라며 “다른 채권보다 높은 금리를 받는 만큼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는 상품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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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 같았으면 크게 부각될 위험요소는 아니었으나 지난해 말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말 RBC비율이 200.4%로 전 분기 대비 89.3%포인트 하락했다. 회사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추진하고 있는 건전성 규제 강화를 적용할 경우 RBC비율 추가 하락폭은 90%포인트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연말과 같은 급격한 RBC비율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한화생명의 RBC비율은 100% 초반 수준으로 하락하게 된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의 주요 투자자로는 은행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이 투자한 물량은 PB(Private Banking)등을 통해 사모형식으로 개인들에게 판매될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우 개인 고객들이 RBC비율에 따라 지급되는 이자나, 조기상환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숙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 신종자본증권에 투자하려는 기관뿐 아니라 개인들은 RBC비율에 따른 투자 위험성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라며 “이런 위험요소가 있기 때문에 감독당국에서 증권신고서 검토를 더욱 면밀하게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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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3월 26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