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요 반도체 회사와 주가흐름 '유사'
투자자들 "삼성전자, 스마트폰 보단 반도체 경쟁력과 기술력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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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를 반도체 회사로 인식하는 투자자들의 시각이 짙어지고 있다. 그룹차원의 거듭되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황 호조에 힘입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DS)·모바일(IM)·가전(CE) 등 3개의 개별 사업부문으로 구성돼 있지만 주가흐름은 미국의 주요 반도체 업체들과 연동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처음으로 200만원을 넘겨 장을 돌파했다. 지난달 26일 장중 돌파는 있었지만 종가기준 돌파는 이날이 처음이다. 이후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며 200만원대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24일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당분간 실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이는 지난해 '슈퍼호황'이라고 불릴 정도로 업황이 좋았던 반도체 부문의 경기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PC와 스마트폰에 데이터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D램의 가격은 지난해 5월 12.5달러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25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꾸준히 상승하기 시작한 주가는 지난해 1월(약 110만원 초반 대) 대비 2배가량 올랐다. 반도체 단가가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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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미국 반도체 기업 16곳의 주가를 지수로 나타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 semiconductor sector index)도 유사한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해 1월, 약 580달러에 형성된 지수는 현재 1000달러를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의 지난 3년간 주가흐름 비교해 보면 업황의 부침에 따라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 같은 주가흐름을 비춰볼 때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스마트폰'에 국한된 회사가 아닌 반도체회사로 인식하는 경향이 커졌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총 202조원, 영업이익 29조원이다. 반도체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액 38.6%(78조원), 영업이익 55%(15조8500억원)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원인 중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라며 "갤럭시S8과 같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대한 기대감 또한 투자요인이 될 수 있지만 최근 1년새 반도체 호황과 더불어 2~3년간 수급불균형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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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램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47.5%다. SK하이닉스(26.7%)와 미국의 마이크론(19.4%) 이 뒤를 잇고 있다. 낸드 시장의 점유율은 37.1%로, 2위인 도시바(18.3%)와도 2배이상의 격차를 나타낸다.
D램의 경우 모바일 분야의 신제품 수요가 증가, 공급업체의 공정확대가 지연됨에 따라 공급부족 상황이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낸드 시장은 SSD의 채용이 늘어나고, 신규 모바일 기기에서 낸드의 탑재량이 늘어남에 따라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업황 속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타 업체에 비해 가격 협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낸드의 경우엔 2D낸드를 대체할 수 있는 64단 이상의 3D낸드 기술을 독점하고 있는 탓에 타 업체의 보유 기술보다 수년을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삼성전자의 높은 시장점유율과 독점 기술은 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가장 큰 화두인 도시바 인수전에서 삼성전자가 거론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외국계 투자자들은 그룹발 부정적인 이슈보다 삼성전자의 사업성에 집중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D램과 낸드 분야에서 경쟁업체를 압도할 수 있는 기술력과 생산력이 있는 탓에 삼성전자를 반도체업체로 바라보는 시각이 더 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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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3월 26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