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도 포기 선언…남은건 넷마블·ING생명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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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예상은 3년째 빗나갔다. 당장 오는 4월 넷마블게임즈와 ING생명의 공모가 끝나고 나면 '빅딜'(big deal)은 찾아보기 힘들 거라는 비관적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올해 예정됐던 대어(大漁)들이 암초를 만나 줄줄이 상장을 미루거나 포기한 까닭이다. '될성부른 대형 거래'인 넷마블에 기관들의 수요가 일거에 몰릴 가능성은 커졌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초만 해도 유가증권 시장에서만 6조~7조원의 상장 공모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상장을 연기한 호텔롯데가 다시 절차를 밟고, 코스닥 신규상장을 포함하면 최대 10조원의 역대 최대 시장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시간이 지나며 이 같은 전망은 갈수록 힘을 잃고 있다. 우선 호텔롯데는 연내 상장이 물 건너 갔다. 롯데그룹은 최근 "면세점 사업이 제 궤도에 올라와야만 (상장이) 가능하다"며 당분간 상장 연기를 시사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빨라도 2019년은 돼야 호텔롯데가 다시 문을 두드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서발전·남동발전 등 한국전력 계열 발전자회사의 연내 상장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모회사이자 구매자인 한국전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1배에 불과한 상황에서 자회사 주식을 PBR 1배 이상에 사줄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을 거란 지적이다.
이들 발전자회사는 상장 주관사와의 계약 과정에서 '주관사로 선정된 후 제안서상 공모가 산식을 불리하게 변경할 수 없다'는 조항을 삽입했다. 결과적으로는 스스로의 발을 묶은 모양새다.
여러 악재에도 꿋꿋이 상장예비심사 절차를 밟던 이랜드리테일은 최근 연내 상장을 포기했다. 상장전투자(Pre-IPO) 방식으로 지분을 선매각한 후 내년 이후 다시 공모 절차를 밟겠다는 것이다.
상반기 중 공모를 예정했던 셀트리온헬스케어도 감리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이르면 9월 증시 입성이 가능하다지만, 회계 문제가 완전히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 심리 악화를 무릅쓸 이유는 없다는 평가다.
그나마 상장 절차를 진행중인 발행사는 넷마블과 ING생명 정도다. 이들은 나란히 이달 말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하림그룹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도 공모를 준비 중이지만, 공모 규모는 3000억~4000억원 정도로 중형급이다.
공모주에 주로 투자하는 기관과 펀드엔 비상이 걸렸다. 최근 증시의 대형주 위주 강세가 뚜렷한 가운데 코스닥 소액 투자만으로는 수익률을 내기 어려운 까닭이다. 성장성 있는 대형 공모에 대규모로 참여해 수익을 내는 게 핵심 전략인데, 투자할만한 후보가 넷마블·ING생명 정도로 크게 좁혀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넷마블 공모에 기관들의 자금이 대거 쏠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넷마블 지분을 얼마나 확보해서 수익을 내느냐가 수익성을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넷마블이 올해에도 시장 예상대로 매출 성장률이 80% 이상에 육박한다면 소위 '공모 대박'도 노릴 수 있다.
물론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공모가가 치솟으면 그만큼 기대 수익률을 떨어진다. 이 때문에 기관들의 눈치싸움은 벌써부터 진행되고 있다.
한 공모주 투자 관계자는 "넷마블 지분을 가진 CJ E&M이나 엔씨소프트로 분산투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며 "안들어가자니 투자할 곳이 없고, 들어가자나 경쟁이 과할 것 같아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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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4월 04일 13:0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