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자본활용 경쟁우위 확보엔 시간 필요
NH證 IB덕 수익 상승…KB證이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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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됐다. 금융시장에서는 특히 증권업계의 실적 순위에 시선이 쏠린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금융투자업자(IB)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 후 첫 실적 발표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예측하는 '수익성 승자'는 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한 한국금융지주다.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대우는 통합 직후 과도기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이 의외의 복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베스트조선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미래에셋대우와 한국금융지주가 나란히 800억원대 초반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익 규모는 비슷하지만 미래에셋대우가 자본규모·직원수·지점 면에서 두 배 가까운 볼륨을 갖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국금융지주가 '알짜' 장사를 한 셈이다.
실제로 두 회사의 연간 자기자본수익률(ROE) 전망치는 미래에셋대우가 평균 5.1%로 대형사 중 가장 낮은 반면, 한국금융지주는 9.1%로 가장 높았다.
미래에셋대우는 합병 이후 영업점 통합 등으로 인해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합병 전 단순 합산 점유율은 12.9%였지만, 3월말 현재 11.6% 안팎을 기록 중이다. 덩치가 큰만큼 판매관리비도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초대형IB 지정을 통한 신규 사업은 일러야 하반기 시작된다. 현 수준에선 자본활용을 통한 경쟁 우위 확보가 쉽지 않아 상반기까진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거란 분석이 많다.
한국금융지주는 주력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수익성 향상 덕을 톡톡히 볼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오히려 비중을 늘린 주식연계증권(ELS) 판매 수익이 늘고 있고, 싱가포르 및 유럽에 설정한 자기자본투자(PI) 수익이 늘어나는 추세다.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비증권 자회사의 이자수익도 1분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별한 호재는 없어도 단단한 수익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당분간 높은 ROE를 유지할 거란 게 시장의 공통된 평가다.
전통의 강호 NH투자증권은 파생결합증권 운용손실이 줄어들며 1분기에만 70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조4000억원 규모 파생결합증권 조기상환이 예상돼 상품 손익이 전분기 170억여원 대비 크게 늘어난 900억여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IB부문 수수료 수익도 힘을 보탠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여의도 파크원 프로젝트에 2조원의 개발자금을 조달했다. 이에 대한 수익을 지난해 220억원 인식했고, 올 1분기에도 200억원을 장부에 반영한다. 앞으로도 향후 5년간 750억원의 신용보증 및 대출확약 수수료를 수익으로 나누어 인식하게 된다.
지난 2년간 400여명의 직원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내며 판매관리비 부담이 줄어든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증권도 지난해보다 나아진 실적을 보일 전망이다. 삼성증권의 올 1분기 예상 순이익은 550억원 안팎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20% 이상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ELS 조기상환이 증가하며 자체헤지 비중이 높은 삼성증권이 최대 수혜주가 됐다는 평가다. 올해 1분기 ELS 조기상환 규모는 17조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이에 힘입은 트레이딩 및 상품 부문 실적 개선이 삼성증권의 실적을 끌어올릴 거란 평가다.
다만 고객예탁자산이 감소한데다 IB부문의 경쟁력이 크게 줄어든 점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자기자본을 4조원으로 확충하고 IB조직을 재정비하고 있어 하반기 ROE는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1분기 실적 시즌의 최대 복병으론 KB증권이 언급된다. 지주 100% 자회사로 편입돼 전망치가 구체적으로 나와있진 않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연간 3000억원, 분기당 700억~8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정 ROE는 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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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4월 0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