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다변화…기관 중심 투자시장 생태계는 변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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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PEF) 시장에 신생 운용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시장에 이름을 날리던 파트너급 인력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 새 출발에 나서는가 하면, 여의도의 젊은 인력들은 비교적 높은 연봉과 투자기회를 찾아 합류하는 모습이다. 기관투자자·대형운용사 중심이었던 사모펀드 생태계 한켠에서는 독립계·소형 PE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새롭게 설립된 경영참여형 PEF는 총 107곳이다. 경영참여형 PEF는 지난 2010년에 21곳에 불과했지만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엔 전년(68개) 보다 60% 이상 급증했다. 2017년엔 현재까지 13곳이 설립됐다. 수 십여 곳의 운용사가 금감원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시장에 새롭게 등장하는 운용사의 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최초로 PEF를 설립한 신생PE는 총 23곳으로, 한 달에 약 2곳 꼴로 뉴페이스들이 시장에 데뷔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이 같은 신생PE의 설립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신생PE의 급격한 증가는 기존 투자은행(IB)과 증권사를 비롯한 대형기관에서 일정 경력을 쌓은 젊은 인력들이 대거 몰려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인수합병(M&A)과 감사업무를 통해 회사의 재무제표를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회계법인 인력들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한 증권사 PE 부문 한 임원은 "최근 한 3달여간 5~10년 차의 실무진급 인력을 구하고 있는데 아직도 찾지 못했다"며 "비단 중소 증권사뿐만 아니라 대형기관투자자들도 꾸준히 인력이 이탈하고 있는데 비슷한 연차의 인재들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했다.
많아야 5명 내외의 신생PE에서 심사역 1명의 역할은 기존 대형기관에 비해 부각될 수 밖에 없다. 기업의 발굴부터 직접투자를 집행해볼 수 있는 기회로 여기는 젊은 인력들이, 신생PE로 몰려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형조직보다 비교적 자율성을 보장 받을 수 있다. 수 백억원의 성과보수는 아니더라도, 프로젝트펀드 1~2개로 1년에 수 억원의 관리보수를 몇 명 안 되는 인력들이 나눠 가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한다.
기존 PE운용사들은 조직화, 대형화하면서 기본적인 투자업자의 성격이 모호해 지기도 했다. 빠른 의사결정과 공격적인 투자, 성과중심의 수익배분 등 PE의 강점이었다면 일부 PE들은 대형 기관투자가와 문화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불만도 나온다. 이 때문에 동고동락했던 파트너들간 갈등이 빚어지고 새롭게 독립하려는 움직임 또한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주로 네트워크는 쌓여있고, 프로젝트펀드 1~2개로 수년간은 먹거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이름을 날리던 파트너급들이다.
최초 정부 주도로 시작된 국내 PEF 시장에서 일어나는 '자생적인 변화'라는 평가도 있다. 투자시장의 생태계가 다변화하는 한편, 경직된 대형 기관투자가 중심에서, 투자의 대상과 방식 등이 조금 더 공격적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중견 PEF운용사 한 대표는 "최근 운용사들이 늘어나고 젊은 인력들이 시장에 뛰어드는 모습은 굉장히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본다"며 "신생PE들이 꾸준히 생겨나 성공하고 실패하는 사례가 꾸준히 반복되면 투자시장이 더 다변화하고 단단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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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4월 0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