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KTB 대주단 공동매각 무산…SK그룹 협상이 영향줬을 듯
보고 대주단 21일 LOI 접수…SK, 양쪽 저울질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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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KTB PE가 보유한 LG실트론 지분에 대한 인수를 구두로 몇차례 논의했다. 다만 가격과 물량 메리트를 감안해 어느쪽을 인수할지 여부는 미확정이다. 거꾸로 우리은행 등 보고펀드 인수금융 대주단 지분 인수가능성도 거론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주까지 KTB PE 측이 보유한 LG실트론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NH투자증권 IB사업부가 SK그룹의 인수자문사 역할을 하며 양쪽 사이를 오갔다.
KTB PE는 LG실트론 지분 19.6%를 보유하고 있는데 매각 주도권은 NH농협은행ㆍ농협상호금융ㆍ대구은행 등으로 이뤄진 인수금융 대주단에 상당 부분 넘어왔다. 대주단이 만기를 꾸준히 연장해주면서 인수금융 디폴트 위기를 넘겼기 때문이다.
이들은 적어도 원금에 이자를 더한 금액을 원할 상황이다. 다만 NH투자증권이 대주단과 KTB PE 측에 처음 제시한 SK그룹의 인수조건에서는 인수금융 원금에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처음 제시한 조건이 만족스럽지 않아 KTB PE 대주단 내부에서도 수용 여부를 두고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SK그룹이 지난주 대주단에 원금과 이자를 얹어주겠다는 제안을 다시 해 오면서 한때 상황이 급변했다”고 말했다.
보고펀드(LG실트론 지분율 29.4%) 측 대주단과 KTB PE 및 그 대주단은 보유지분 49%를 묶어 매각하기로 뜻을 모으던 과정이었다. 이에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한 실트론 보고펀드 대주단은 6일 공동매각 공고를 냈다.
그러나 KTB PE 대주단에서 문제를 제기, 공식적인 공동매각 약정을 맺지 않았던 점을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SK그룹의 제안이 오가며 먼저 투자회수 할 가능성이 생겼는데 공동매각 공고 때문에 기회를 놓칠까 우려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주 KTB PE 대주단 등은 SK그룹으로 매각 가능성을 절반 정도로 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KTB PE나 대주단 등 당사자들은 SK그룹과의 거래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어떤 합의가 도출됐는지 확인되지 않았으나 매각에 가까워지진 못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선 SK의 LG실트론 경영권 인수 완료까지도 긴 시간이 남아있다. SK그룹과 KTB PE가 매각에 뜻을 모았다 치더라도 그 실행은 빨라야 올 하반기에나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SK그룹이 상법상 특별결의 요건(지분율 67%)을 맞추고자 한다면 꼭 KTB PE의 지분만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도 아니다. 보고펀드 대주단이라는 대체재가 있기 때문에 양쪽과 협상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곳과 거래하면 된다.
가격적인 메리트에서는 우리은행 등 보고펀드 대주단이 더 유리하다. KTB PE 쪽에 비해 주식담보인정 비율이 낮았다. 손실충당금도 쌓아놨고 후순위 지분 가치도 없어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매각할 여지가 있다. KTB PE는 팔아야 할 지분이 적다는 점이 유리하다.
SK그룹 사정에 밝은 금융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마찬가지로 보고펀드 대주단의 지분을 원금 이상에 사기 위한 검토도 진행했었다”며 “경우에 따라 KTB PE 측 지분까지 사들여 100% 자회사를 만든다는 계획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펀드 측 대주단은 공식적으로는 SK그룹과 접촉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11일 수정공고를 통해 LG실트론 지분 29.4%만 매각하기로 했고 21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기로 한 만큼 시장 수요를 살펴 매각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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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4월 13일 11:0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