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직접 프로젝트 투자는 수익성 낮고 위험성 커
“글로벌 운용사의 실적과 경험으로 안정적 투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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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회사들이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항공기 투자에 나선다. 기존의 프로젝트 방식 투자 대신 블라인드펀드에 참여함으로써 운용사의 경험을 활용하고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함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캐슬레이크(Castlelake)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항공기 투자 펀드 자금을 모으고 있다. JB자산운용이 국내 자금주선 역할을 하고 있다.
펀드 결성한도(Hard-cap) 10억달러(약 1조1400억원)를 거의 조달했는데 국내 금융회사들이 그 중 2억달러가량을 부담한다. 신한은행, NH농협손해보험 등 금융사들이 투자를 검토하거나 확정했고,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들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펀드는 그간 국내 항공기 투자에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블라인드 방식이다. 투자 대상은 특정돼 있지 않은데, 주로 사용 연한이 많이 남은 중고 항공기에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기간은 10년(123개월)이다.
캐슬레이크는 2005년 설립돼 89억달러(약 1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35억달러(약 4조원) 이상을 항공기와 엔진에 투자했다. 글로벌 항공사와 네트워크도 잘 갖춰 항공기 투자에 전문성이 있다는 평가다. 앞서 운용했던 항공기 블라인드펀드들의 내부수익률(IRR)은 13~14%를 기록했다. 이번 펀드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8%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2011년 이래 프로젝트 성격의 항공기 투자에 열을 올려왔으나 최근엔 주춤해진 분위기다. 경쟁 심화로 수익성은 점차 떨어지고 해외 주선기관에만 의존하다보니 투자의 불확실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항공기 블라인드펀드를 통하면 이런 부담은 덜게 된다. 운용사의 전문성에 기대 직접 검토하고 투자하기 껄끄러운 항공기를 자산 포트폴리오에 담을 수 있고 안정적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개별적으로 항공기에 투자하기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항공기 블라인드펀드 참여는 실력 좋은 운용사의 투자실적과 역량을 산다는 개념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기 블라인드펀드 투자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조금씩 나타났다. 대우증권 홍콩법인이 미국 GE가 운용하는 블라인드펀드의 국내 자금 모집에 나선 바 있다. 당시 국민연금이 3000억원가량을 출자할 계획이었으나 국정농단 사태로 어수선한 상황에 놓이며 투자를 백지화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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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4월 14일 17:2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