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적으론 신한 우세승…KB “1회성 이익 빼면 다르다”
신한, ‘세후’ 금액도 밝히며 1회성 이익 적다는 점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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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리딩뱅크 자리를 다투는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1분기부터 실적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신한금융이 지주 설립 후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압도했지만 KB금융은 일회성요인을 제외하면 자신들이 우위에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20일 신한금융과 KB금융은 동시에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각각 1조2982억원, 886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당기순이익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9.3% 증가한 9971억원을 기록했다. 2001년 지주사 설립 이래 최대 분기 순이익이다. 신한금융은 비은행 부문의 이익기여도가 48%로 확대되며 고른 이익을 거뒀고, 전략적 비용절감과 자원 재배치로 판관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KB금융의 실적도 양호했다. 1분기 당기순이익 규모는 8701억원으로 신한금융에 미치지 못했지만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59.7%로 더 높았다. 마진개선 노력과 KB증권과의 연계영업 확대, 전사적 비용통제의 결과라는 것이 KB금융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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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은 분기 순이익 1조원을 눈앞에 두며 표면적으로는 아직 KB금융과의 격차가 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KB금융의 시선은 조금 다르다. 좋은 실적을 거둔 신한금융에 축하를 보낸다면서도,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실질적인 이익은 KB금융이 더 많다는 것이다.
KB금융은 1분기 중 카자흐스탄 BCC은행 매각을 완료하며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다. 당초 인식해 둔 매각금액보다 훨씬 낮은 금액에 팔면서 돌려받게 된 금액이 1580억원에 달한다. 이를 제외한 1분기 순이익은 7121억원이다.
신한금융의 1회성 이익은 더 크다. 신한금융은 올해부터 신한카드 대손충당금 산출 방법이 변경돼 약 3600억원의 1회성 대손충당금 환입요인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적자료엔 세후 환입금액은 2800억원이라는 점도 함께 담았다. 당기순이익이 세후 이익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세전 대손충당금을 1회성 이익으로 반영한다면 KB금융에 밀리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세후 대손충당금 환입액을 제한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7171억원으로 KB금융에 근소하게 우위를 지켰다. 그러나 지난해 1분기 순이익이 2000억원 이상 더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만족할만한 수치로 보기는 어렵다.
1분기 실적에서 두 금융그룹의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고 볼 여지가 있는 만큼 신한금융과 KB금융의 '리딩뱅크' 쟁탈전은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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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4월 20일 17:4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