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대비한 우리銀, 국민銀 다음 가는 성적
굵직한 1회성 요인 마무리…본격적 실적 경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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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의 1분기 실적은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여파에 갈렸다. KEB하나은행은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며 가장 저조한 실적을 낸 반면 대우조선해양 회생 가능성에 의문을 가졌던 우리은행은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21일 하나금융지주는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KEB하나은행이 47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2.9% 감소한 수치다.
대우조선해양이 발목을 잡았다. KEB하나은행은 대출금 및 지급보증 등 대우조선해양 익스포저가 지난해 말 기준 7785억원으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았다. 출자전환 대상 채권 규모 역시 가장 많았지만, 충당금 적립은 660억원에 그쳤다.
KEB하나은행은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이 본격화함에 따라 1분기 중 3502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했다. 충당금 적립이 아니었다면 2015년 하나-외환 통합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을 낼 기회였다.
KB국민은행은 KEB하나은행 다음으로 대우조선해양 익스포저가 많았으나 4대 은행 중 가장 많은 66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자회사인 카자흐스탄 BCC은행이 예상 가격보다 낮은 금액에 팔리며 1580억원을 되돌려 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전년동기 대비 7%가량 줄어든 52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보다 대우조선해양 익스포저가 적고 출자전환 대상 채권도 적어 영향을 덜 받았다. KB국민은행의 1회성 요인을 제하면 신한은행의 근소한 우위로 볼 여지도 있지만 두 회사의 영업체력의 격차는 거의 줄어든 양상이다.
우리은행은 KB국민은행과 더불어 6000억원대 순이익을 거뒀다. 중국 화푸빌딩 관련 대출채권 매각에 따른 1회성 이익도 있었으나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여파에서 자유로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익스포저가 가장 적었음에도 충당금은 가장 많이 쌓아둔 상태였다. 지난해 이미 대우조선해양 회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민영화를 앞두고 강도높은 부실정리에 나선 영향도 있었다. 대우조선해양이 P-플랜에 들어가더라도 추가 손실액이 500억원대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비용절감 및 순이자마진 개선으로 시중은행들의 전반적인 이익 규모는 커진 상황”이라면서도 “1분기 실적은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여파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고 말했다.
다만 시중은행들의 이익에 영향을 미칠 굵직한 1회성 요인들은 상당부분 마무리 됐고, 남은 것은 보유 유가증권 매각 정도다. 2분기부터는 각 시중은행들의 순수 영업체력에 따라 실적이 갈릴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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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4월 21일 17:5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