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강화 마지막 퍼즐로 생보사 인수 거론
윤종규 회장 연임카드로 생보사 인수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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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면서 다음 단계로 생명보험 부문이 거론된다. KB생명의 경우 금융지주뿐 아니라 업계 내에서도 위상이 작아 인수합병(M&A)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소 이르지만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연임카드 혹은 연임 이후를 위한 포석으로 생명보험사 M&A를 꺼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KB금융그룹의 화두는 단연 비은행 부문 강화다. 은행부문은 한때 ‘방만경영’으로 도마 위에 올랐지만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슬림화를 거치면서 직원당 생산성을 끌어올렸다. 관리비가 안정화하면서 이자 수익에 의존하는 은행업의 특성상 눈에 띄는 성장을 거두기는 힘든 판국이다. 결국 성장엔진은 비은행 강화일 수 밖에 없다.
KB금융은 이를 위해 부단히 달려왔다. 2014년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잇달아 인수하며 지난해 처음으로 비은행부문 순이익이 신한을 앞질렀다. 이제 마지막 남은 카드는 ‘생명보험업’이란 평가다.
증권부문은 이미 대형화를 이룬데다, 카드부문은 업계 전체적으로 성장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반해 보험업은 IFRS17 도입 등 업계 구조조정이 임박했다. 특히 생명보험 부문은 ‘격동의 시기’를 겪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어려움 속에서도 살아남은 생보사는 ‘승자독식’ 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KB금융 입장에선 생명보험 부문을 키울 적기다. KB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8조8874억원으로 24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하위권이다. 지난해 순이익은 127억원으로 KB금융지주 전체 순이익의 1%도 채 안 된다.
보험업계에선 KB생명의 자산규모가 워낙 작다 보니 증자 또는 사업확장을 통한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라고 판단하고 있다. 경쟁사인 신한생명 규모로 키우기 위해선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미 KB금융은 지난 2012년 ING생명 인수에 참여했다 MBK파트너스에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ING생명 인수 전에도 참여한 바 있어, 언제든지 생명보험사 인수에 나설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이미 KB손보(옛 LIG손보) 인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완전자회사 추진이 마무리되면 KB손보의 순익 기여도는 그룹 내 2~3위로 상승한다. 여기에 자본력이 튼튼한 생명보험사를 인수할 경우 신한과의 순이익 격차를 크게 줄일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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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경영진도 최근 KB손보 완전자회사 추진을 발표하며 새롭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영역은 ‘생명보험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KB금융의 다음 M&A 타깃은 ING생명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성용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ING생명의 경우 오는 2018년 12월 브랜드 사용 만료와 맞물려 현 최대주주인 MBK가 M&A 절차를 서두를 수 있다”라며 “KB금융이 다시금 ING생명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든든한 자본력은 생보사 인수를 예상하는 이유 중 하나다. KB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 115.5%(지난해 9월말 기준)에 불과해 아직 4조원이 넘는 자회사 출자여력이 있다. 마음만 먹으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ING생명이나 교보생명의 지분 확보 또는 경영권에도 관심을 보일 수 있다.
시기상으로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생명보험업 M&A 가능성이 힘을 받고 있다. 올해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윤 회장의 연임 카드로 생보사 인수가 활용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손보사와 증권사를 성공적으로 인수한 윤 회장이 연임의 이유로 생보사 인수를 추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KB금융 경영진의 생명보험업 강화를 주장의 배경 중 하나로 윤 회장의 연임이슈도 거론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미 투자금융(IB) 관계자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IB들은 KB금융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KB금융지주의 생명보험사 인수 의지를 타진하기 위함이다. 글로벌 IB들은 KB금융의 타깃으로 빅3 보험사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관측이다.
한 글로벌IB 관계자는 “IFRS17 도입으로 빅3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이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라며 “빅3를 포함해 모든 보험사들이 KB금융의 타깃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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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4월 21일 1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