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부품사들 자생적 기반 마련 필요"
4차 산업혁명 전략 '제로(0)'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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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국내외 판매부진과 실적악화는 그룹 주요 계열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계열사들의 실적부진은 이미 가시화했고, 현대기아차에 대한 매출비중이 높은 계열사일수록 부정적인 영향은 더 컸다.
부품 계열사들이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생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미 차세대 자동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아오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대차그룹이 부품 계열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 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등 혁신 기술개발에 대한 의지가 있느냐에 투자자들의 관심은 쏠리고 있다.
현대기아차에 대한 매출비중이 70%에 육박하는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00억원가량 줄었다. 현대차의 영업부진이 지난해 말 타격을 입히기 시작해 4분기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이 약 2000억원 줄었다. 8%대를 유지하던 영업이익률은 7%대로 떨어졌다. 현대기아차에 대한 매출 비중이 80%수준인 현대위아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는 현대제철 또한 영업이익과 이익률 모두 감소했다.
전방산업인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은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시장의 판매량은 급격히 줄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이미 70%를 밑돈지 오래고, 최근엔 60%도 깨졌다. 외생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을 제외하고도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도 하락과 기술결함으로 인한 대규모 리콜사태 등은 향후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공정거래법과 한미 FTA 개정 등이 이뤄질 경우 계열사들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와 기아차, 관련 부품 계열사들의 올해 실적 또한 밝게 보는 투자자들은 많지 않다.
이미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대차 부품사에 대한 위험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은행권에선 현대차 협력업체들의 여신점검에 나서고 있고 일부 업체에 대해선 여신 축소를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상황은 주식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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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더 심화하고 있는 현대차의 부진은 의존도가 높은 계열사의 실적과 전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이미 투자자들 사이에선 현대차뿐 아니라 계열사들 또한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장기적인 투자를 꺼려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현대차 계열사들이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느냐다. 그룹 내 가장 큰 부품사인 현대모비스가 과연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독일의 보쉬(Bosch)와 컨티넨탈(Continental AG), 미국의 델파이(Delphi), 일본의 덴소(Denso)와 같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부품사로 거듭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다.
글로벌 전장부품 시장에서 점유율 약 20%로 컨티넨탈과 1~2위를 다투고 있는 보쉬는 최근 애플과 협력하며 스마트카 시대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델파이는 인텔과 손을 잡았고, 도요타의 최대 협력업체 덴소는 자율주행차 관련업체들의 지분을 인수하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고객군의 다변화와 제휴를 통한 성장동력을 마련한 업체들과 달리 현대차의 부품업체 지원 의지는 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의 기술이 일정수준에 도달한 탓에 뒤늦게 출발한 현대차도 급속도로 성장 할 수 있었지만, 이에 안주하고 있던 현대차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자동차 기술변화엔 상대적으로 둔감하다는 평가다. 수직계열화를 통해 일관라인을 구축했던 시대와 달리 전자와 통신, 완성차 업체간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 속 이를 타개할 뚜렷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결과론적이지만 '부동산 투자보다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를 했더라면'이란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현대차에 정통한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한 완성차를 생산할 당시엔 그룹차원의 수직계열화를 통한 장점이 충분히 있었지만, 현재의 자동차 시장 트렌드에선 기술제휴와 협력 등의 다양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현대차 그룹에선 부품업체에 대해 기술개발을 위한 대대적인 지원 또는 패스트팔로워가 되기 위한 노력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투자자와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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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4월 28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