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 부채비율 1700% 감축·관리종목 지정 해제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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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가 취약한 대성산업이 '역합병' 카드를 꺼냈다. 자회사인 대성산업이 모회사 대성합동지주를 흡수합병 하는 형태다. 대성산업은 이번 합병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한국거래소 관리종목에서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대성산업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어 대성합동지주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대성합동지주는 대성산업의 지분 77.35%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합병 이후엔 대성산업이 존속법인으로 남는다. 대성산업과 대성합동지주의 합병비율은 1대 16.789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대성합동지주의 최대주주인 김영대 회장 및 특수관계인(46.91%)이 대성산업 지분 35.36%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합병을 통해 대성산업이 자기주식으로 보유하게 되는 비상장 전환우선주(2838만7070주)는 무상소각 된다.
회사가 설명하는 합병의 목적은 대성산업의 재무구조 개선이다. 대성산업이 지난 3월 한국거래소로부터 자본금 50%이상 잠식을 이유로 관리종목에 포함되면서 이번 합병이 빠르게 추진됐다.
지난해 말 기준 대성산업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260%(부채 8793억원, 자기자본 698억원), 개별기준으론 1700%(부채 8393억원, 자기자본 488억원)이다. 대성합동지주의 개별기준 부채비율은 15%수준(부채 508억원, 자기자본 3531억원)으로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 대성산업의 부채비율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성합동지주는 지난 3월24일 골드만삭스PIA와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던 대성산업가스 지분 전량의 매각을 완료했다. 대성합동지주가 보유한 지분 40%(144만4000주)에 대한 거래금액은 총 3557억원이다. 같은 날 대성산업은 대성합동지주로부터 1019억원을 차입해 지난 4월 만기가 예정돼 있던 회사채 1680억원 중 일부를 상환했다.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대성산업은 합병을 통해 차입금 상환과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대성합동지주는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회사인 대성산업을 설립했다. 이후 석유·가스 도소매 및 유통 등 그룹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요사업들을 대성산업으로 이전했다. 대성합동지주의 현재 주 수입원은 약 20곳의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과 '대성' 브랜드 상표권 사용수익이다. 이에 따라 대성합동지주는 그룹의 주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대성산업을 존속법인으로 삼아 흡수합병되는 전략을 선택했다.
회사관계자는 "합병의 가장 큰 목적은 대성산업의 재무구조 개선으로 두 회사의 재무지표가 합쳐지면 지난해 말 기준 1700%에 달했던 대성산업의 부채비율 또한 현격하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대성합동지주가 존속법인으로 남아있을 경우 개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합병과정에서 재원소요가 클 것으로 판단해 대성산업을 존속법인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합병이 성사되기 위해선 주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양사가 모두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진 ▲대성합동지주와 김영대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대성산업의 지분 약 78%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대성합동지주의 주주구성에서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50%이상이라는 점에서 합병을 위한 특별결의요건(66.7%) 충족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현재 대성합동지주는 지주회사 규제를 받지 않는 탓에 각 계열사간 지분관계를 정리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 대성합동지주는 지난 2014년 말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주회사(Holding Company) 지정이 해제됨에 따라 명목상 지주회사로 남아있을 뿐 실질적인 지주회사 적용 대상은 아니다.
다만 5월 19일 주주명부 폐쇄일을 기준으로 합병에 반대하는 양사의 주주들이 주식매수를 청구할 경우 이에 따른 소요재원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주주총회는 오는 6월30일로 계획돼 있으며 예정된 합병 기일은 8월 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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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5월 08일 17:4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