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세코' 인수 무산…중국에서 동남아로 무게축 이동
그룹 공식 자료 '차이나 인사이더'→ '글로벌 파트너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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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대표적인 해외 진출전략 '차이나 인사이더' 재검토에 나섰다. 사드(TAAD) 배치 결정 이후 경색된 한·중 관계 및 그룹의 무게중심 변화가 복합적으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투자은행(IB)업계 및 그룹에 따르면 SK그룹은 그간 진행해온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 SK네트웍스가 진행하는 렌터카 사업과 일부 자체 부동산사업을 제외하고 그룹의 중국 사업 진출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실상 중국 내 거점 및 지주사 역할을 하는 SK차이나(SK China)도 고강도의 인력 및 자산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도 중국 사업 자회사 ‘SK텔레콤 차이나’를 통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로 확장하려던 신사업 계획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지난해엔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설비의 연내 증설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기도 했다.
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SK그룹이 중국 내 자산을 점차 줄이는 방향으로 기조를 정했다”라며 “SK차이나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가 진행하는 일부 중국 사업을 구조조정(CR)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 내 계열사 관계자는 “전면적인 백지화라기보다는 그룹 기조 및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점차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분위기”라며 “공식적인 그룹 자료에선 ‘차이나 인사이더’ 대신 ‘글로벌 파트너링’으로 대체하기로 방침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관련업계에선 해외 전략 변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난해부터 추진됐던 SK이노베이션의 상하이세코 지분(50%) 인수가 무산된 점을 꼽는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을 통해 영국 정유업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보유한 상하이세코 지분 매입을 추진해왔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은 약 1조5000억~2조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12월 매각측은 SK이노베이션과 스위스 석유화학업체 이네오스(Ineos) 2곳을 인수 최종 후보로 선정했지만 2대 주주인 중국 국영 석유업체 시노펙(Sinopec)이 자체 인수를 결정하면서 최종 무산됐다. 시노펙은 BP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중이었다.
상하이세코는 중국 최대 규모의 나프타크래킹센터(NCC)를 가동 중이다. 상하이단지 내 8개 공장에서 에틸렌,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다운스트림(Downstream) 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 에틸렌 생산량만 120만톤에 달해 현재 SK종합화학내 생산량과 유사한 규모를 갖추고 있다.
SK그룹은 상하이세코의 인수 이후 다운스트림 사업과 연관된 계열사 SKC, SK종합화학, SK가스 등을 통해 중국 투자를 본격적으로 늘리는 청사진을 그려 놓았다. 하지만 공들여온 인수가 무산되며 계획도 수정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최근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 관계의 냉각 분위기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엔 매각측인 시노펙과 중국 충칭공장 합작사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측은 "시황 악화에 따른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이노베이션 등 정유·화학부문 계열사는 중국 대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미주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도 총 4건의 해외 매물을 검토하는 등 M&A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증권사 정유·화학 담당 연구원은 “때마침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국영 정유·화학사를 중심으로 한국, 대만, 일본, 중국, 이탈리아 기업에 공동 프로젝트를 위한 제안이 이어지고 있어 중국 시장을 포기하고 동남아를 중심으로 다운스트림 설비를 늘릴 가능성도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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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4월 28일 10: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