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일임자산 운용 증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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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사장 취임 1년 만에 한화자산운용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순이익규모가 단숨에 업계 7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얼핏 보면 외형과 순익이 모두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한화생명의 지원과 2015년 운용성과 인식 등의 착시현상에 기반한터라 경영진의 성과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용현 사장은 미국 사모펀드(PEF) 칼라일의 한국대표를 역임하다 2012년4월부터 한화생명에서 대체투자사업 부장을 맡았다. 2014년 9월 김연배 당시 한화생명 부회장 부임으로 이어진 한화생명 대체사업부 임직원의 대대적인 교체 사태에서도 살아남았으나 결국 2015년 6월 한화생명에서 떠났다. 시장에서는 경영진과의 불화설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후 한화그룹과 특별한 인연을 맺지못하던 그는 1년의 공백기간을 둔 후, 작년 5월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로 화려하게 복귀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강신우 한화운용 사장이 한국투자공사(KIC) 최고투자책임자(CIO)로 내정되면서 공석이 된 자리에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김 사장이 한화생명 자산을 일임 운용하는 한화자산운용을 맡는다는 점에 대해 업계에선 기대반 우려반 시선이 있었다.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중시하는 보험업의 특성상 대체투자 전문가가 사장을 맡는 일 자체가 드문 경우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다고 한화운용이 사모펀드(PEF)를 비롯, 대체투자 부문에서 그간 성과가 좋았던 것도 아니다. 오히려 강신우 대표 재직 시절 밥캣 프리IPO 사모펀드(PEF) 대표펀드 매니저 해고사태로 시장에서 '경험부족'을 지적받을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투자전문가 출신이 운용 대표를 맡은 터라 나온 우려였다.
그러나 한화운용은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작년 영업수익은 760억원으로 지난 2015년 621억원 대비 20% 이상 수익이 증가했다. 펀드운용보수(334억원), 투자일임 보수(392억원) 모두 전년대비 각각 5%와 50%가 뛰었다.
이후 김용현 사장의 행보에는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화생명의 대체투자 운용인력이 통째로 한화자산운용으로 이동했다. 전문성 강화의 일환이다.
다만 한화자산운용 실적개선의 상당부분은 한화생명 몫으로 평가받는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운용자금 20조원 가량을 한화자산으로 넘겼다. 이에 따라 한화자산운용의 자산규모(AUM)는 2015년말 66조원에서 지난해 86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른 투자일임 수수료 증가가 실적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을 떠났던 김 사장이 한화자산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배경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상무의 의중이 컸다는 후문도 시장에서는 적지 않게 거론됐다. 그룹 내 금융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을 넓히려는 김 상무가 직접 발탁한 인사가 김용현 사장이란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김용현 사장을 김동원 상무가 직접 발탁한 만큼, 한화자산운용의 실적개선이 중요할 수 밖에 없던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김동원 상무와 김용현 사장이 함께 해외출장에 나서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올해 1월에 열린 다보스포럼을 비롯해 지난 3월 열린 보아오 포럼에도 두 사람은 함께 참여하며 핀테크 사업 등에 관심을 보였다.
이런 시각에 대해 한화자산운용은 “한화생명으로부터 받는 일임 수수료 증가도 있지만, 운용성과 보수 증가도 실적개선에 큰 몫을 차지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회사측 설명처럼 운용성과 보수 증가가 실적개선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하더라도 김용현 사장 취임 이후의 성과로 보기는 이른 상황이다. 운용성과 보수는 2015년 자산운용 성과가 지난해 실적으로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결국 한화운용 현 경영진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실적만 놓고 보면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김 사장 취임 이후 특별하게 변한 것은 없다”라며 “취임 1년이 됐지만 대체투자 부문에서도 아직까지 타사와 차별화되는 점은 찾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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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5월 07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