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자본 확충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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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인 IFRS17 기준서 발표가 임박하면서 보험업계 변화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자본여력이 없는 보험사를 중심으로 업계 재편 가능성이 거론된다. 외환위기 당시 10여개의 보험사가 퇴출된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021년부터 보험업계에 도입되는 IFSR17 기준서가 이르면 이달 셋째주 발표된다. 기준서에는 보험사가 지급해야 할 보험금인 보험부채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시가 평가하는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된다. 이에 따라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이 보험업계 미칠 영향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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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업계 전체적으로 수십조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경고가 나왔지만 보험사들은 기준서가 확정된 이후에나 정확한 영향을 가늠할 수 있다며 안일한 자세를 취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이런 핑계를 댈 수 없다. 각 보험사가 받게 될 영향이 ‘숫자’로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당장 빅3(삼성-한화-교보) 생명보험사들에 미칠 영향이 주목 받고 있다. 이들은 과거에 연 6% 이상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팔았다. 저금리로 인해 보험부채를 시가 평가하면 부채 규모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일각에선 자본잠식 가능성까지 언급한다.
보험사들도 각자 대비에 나섰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한화생명이다. 한화생명은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IFRS17도입 대비에 나섰다. 한발 늦은 교보생명은 해외에서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7%)을 어떻게 활용할 지가 관심사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빅3 보험사라고 하더라도 자본이 급격하게 감소하면 경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며 “2021년까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중소형 생보사들은 대주주의 지원여력에 따라 희비가 갈리고 있다. 중국의 안방보험을 새 주인으로 맞이한 동양생명은 증자를 통해 5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하며 자본적정성, 대주주 ‘먹튀’ 논란을 불식시켰다. 반면 대주주의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흥국생명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재무건전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흥국생명의 고액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를 중지하기도 했다. 매각에 번번히 실패한 KDB생명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외국계 생보사의 움직임은 갈리고 있다. 이미 알리안츠생명, PCA생명은 국내 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고 철수 했다. 이제 남은 외국계 보험사는 푸르덴셜생명, AIA생명, 라이나생명, 메트라이프 정도다.
손해보험사들이 처한 상황도 생보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실적발표 자리에서 감독당국의 건전성규제 강화 시 지급여력(RBC)비율이 급락할 수 있다고 밝히며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해 연말 336.2%인 RBC비율이 200% 초반까지도 급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삼성화재가 이 정도면 다른 손보사들의 미칠 영향은 더욱 클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최근에는 2위권 손보사인 현대해상과 동부화재가 수천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의 RBC비율은 이미 150%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수천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고 하더라도 IFRS17 도입에 대비하기에는 한계가 있단 지적이다.
업계 전체적으로 자본여력이 충분치 않다 보니 외환위기 이후 한번도 이뤄지지 않던 구조조정 가능성이 거론된다. IMF시절 재무건전성 악화로 30여개의 생보사가 22개로 줄어든 바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IFRS17 기준서 발표를 시작으로 업계 재편의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IMF이후 이렇다 할 구조조정을 겪지 않은 보험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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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5월 10일 16:4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