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상-채권-주식, 매각이익 실현
IFRS17 도입에 맞춰 자산매각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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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들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을 비롯해 신규상장한 ING생명 모두 시장 기대치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보험판매 보다는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에 맞춰 투자이익을 실현하는 흐름이 실적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1분기 전년동기(일회성 이익 제외) 대비 13.7% 증가한 566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증권가의 예상을 웃도는 호실적이다. 당초 증권가에선 5000억원 초반 수준의 순이익 규모를 예상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로부터 배당이 증가한데다 부동산 매각이익이 반영되면서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 넘었다.
하지만 영업측면에선 부진했다. 보장성보험의 신계약 APE(연납화보험료)는 전년동기대비 32.3% 감소했다. 손해율은 81.8%를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0.9%포인트 높아졌다. 삼성생명은 “사업비율 및 손해율의 일시적 상승으로 보험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의 상황도 삼성생명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화생명은 1분기 18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시장의 컨센서스를 20% 이상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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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의 배경은 채권 및 주식매각에 따른 평가이익 때문이다. 유안타 증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국내채권을 해외 채권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채권매각이익이 발생했으며, 양호한 주가흐름에서 주식 매각이익이 발생해 실적이 개선됐다. 보유 자산 매각이 이익증가로 이어진 셈이다.
반면 수입보험료는 3조44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16.6% 감소했다. 보장성보험 신계약 APE도 296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험영업보다는 투자영업이익이 실적을 견인했다”라며 “중장기 제도 변화에 따른 영향을 감안해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Market perform)으로 유지한다”라고 말했다.
이달 상장한 ING생명도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1% 증가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신계약 APE가 전년동기 대비 32.9% 성장하고 사업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점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운용자산 이익률도 4.1%로 업계 평균을 웃돌며 실적을 견인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실적을 놓고 채권매각이익이 상당부분 실적을 견인했을 것이란 추정을 내놓고 있다. ING생명은 안전자산인 국공채 비율이 44%로 업계 평균인 20%를 웃돈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평균을 넘는 운용자산 이익률을 내기 위해선 채권 매각 이익 기여가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4.2%의 투자수익률은 채권 매각이익 기여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선 당분간 투자이익 실현을 통한 보험사들의 실적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회계제도인 IFRS17 도입에 맞춰 투자이익 실현을 통한 자본 확충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도 1분기와 비슷한 투자이익 실현을 통한 보험사 수익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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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5월 19일 15:4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