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사업 부진에 증권 매각도 안갯속…임대업 의존 높아져
낡은 시설 걸림돌…임차인 없으면 계열사 입주 가능성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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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용산타워 핵심 임차인 이탈 시기가 점점 다가오며 LS네트웍스의 임대사업도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나마 실적을 뒷받침해왔던 임대사업마저 흔들리면 LS네트웍스의 재무구조 악화는 더 피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LS네트웍스가 새로운 임차인 물색에 나선 가운데 LS그룹 계열사들이 입주하는 방식으로 지원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LS용산타워는 LS네트웍스의 핵심 자산이다. LS네트웍스는 안정적 임대수익을 가져다 주는 LS용산타워가 있었기 때문에 기존 주력 브랜드·유통 사업의 부진이 장기화하는 중에도 견딜 수 있었다. 임대사업이 두 사업부문의 대규모 손실을 완충하거나 회사의 흑자를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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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이런 사업구도에 변화가 생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핵심 임차인인 삼일회계법인의 이탈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LS용산타워는 지하4층, 지상 28층으로 이뤄져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이 중 12개 층을 사용하고 있다. LS네트웍스는 임대사업에서 지난 3년간 매년 350억~4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삼일회계법인은 2014 회계연도에 160억원을 임차료 명목으로 지불했다.
삼일회계법인이 LS용산타워의 최대 고객인 셈인데 임차 계약기간은 내년 상반기면 만료된다. 내년 4월부터는 LS용산타워 바로 옆에 22층 높이로 지어지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사옥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삼일회계법인과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말 지상 17~20층 전체 등을 10년간 1889억원에 사용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당초 삼일회계법인은 아모레퍼시픽에 4개층이 아닌 8개층 전체 사용 의사를 전달했다. LS용산타워에 있는 모든 사업부문을 옮기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은 여유로운 업무공간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LS네트웍스도 모든 사업부가 빠져나가게 되면 타격이 크다는 뜻을 전달함에 따라 삼일회계법인은 12개층 중 8개층만 아모레퍼시픽으로 옮기기로 방침을 정했다. 아직 유동적이지만 감사 및 자문 부문 등이 옮겨가고 컨설팅 부문 등이 남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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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회계법인이 한꺼번에 모두 빠져나가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LS네트웍스 입장에선 그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여전히 LS용산타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브랜드·유통 사업은 몸집을 줄여 LS네트웍스의 부담을 덜어낸 수준일 뿐 아직 이익에 기여할 만한 정도로 올라온 상황은 아니다. 그룹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인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은 아직 매매계약이 체결되지 않았고 금융당국의 승인 여부도 불투명하다. LS용산타워 자체도 수천억원대 차입금의 담보로 잡혀있다.
LS네트웍스 관계자는 “현재 잠재적 임차인들이 LS용산타워를 둘러보고 있고 내년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큰 공백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건물 노후화에 따른 불편함이 새 임차인을 찾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삼일회계법인 인력들도 접근성은 좋지만 업무 시설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LS용산타워는 1985년 사용승인을 받았다.
외부 임차인을 찾기 어렵다면 LS그룹 계열사들이 LS용산타워로 들어와 LS네트웍스를 지원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회사도 아직 구체적으로 협의된 곳은 없다면서도 계열사 입주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주요 계열사 중 LS전선과 LS산전, LS엠트론 등은 경기도 안양시의 LS타워에 몰려 있어 굳이 이전할 필요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E1, LS니꼬동제련, 가온전선 등은 서울 아셈타워에 입주해 있다.
LS그룹과 계열사들은 최근의 LS오토모티브 상장전투자(Pre-IPO)까지 수년간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2000년대 후반에 이뤄진 확장 전략의 부담은 상당부분 덜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나 연관 업황 개선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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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5월 2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