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그룹 지원 가능성 및 실적 회복세…ROA 상승
수익 더 높여야 등급 상향 가능하지만...아직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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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에 긍정적인 신호가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AA+로 한 등급 강등당한지 1년6개월만에 AAA등급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대규모 구조조정과 한국 철수설에 시달리며 바닥을 쳤던 실적이 반등하며 금융시장의 시선이 한결 부드러워진 결과다. 다만 등급 상향을 현실화하려면 시장 지위와 수익성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현재 SC제일은행에 AA+의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015년말 AAA에서 한 등급 강등한 것이다. 2014년 인력감축 및 지점통폐합을 진행했고, 2015년에도 1000명에 가까운 인원을 특별퇴직프로그램으로 내보내며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자 조정을 단행했다.
당시 스탠다드차타드 본사는 SC제일은행에서 5000억원의 현금 배당도 챙겨갔다. 이는 구조조정과 엮여 한국 철수설에 무게가 실리는 결과를 낳았다. 자본력과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약화되며 등급 추가 하향 가능성까지 언급됐다.
지난 1일 한국기업평가는 SC제일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신용평가업계에서 처음 나온 긍정적인 신호다. 한국기업평가는 영업기반과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고, 앞으로도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별도기준 223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1004억원의 수익을 냈다. 지난해 3000억원 가까운 적자를 내며 -0.4%로 떨어졌던 총자산이익률(ROA)는 지난해 0.4%로 회복됐고, 올해 1분기엔 0.7%로 올라섰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사명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SC제일은행'으로 바꾼 후 제일은행 출신 은행장이 취임하고, 국내 출신 경영진 비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지는 등 강한 현지화 전략을 취하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제일'이라는 이름을 다시 사명에 넣은 이후 2015년말 2.2%였던 브랜드 인지도는 지난해말 4.9%로, 주거래 은행 이용 비율은 같은 기간 1.8%에서 3.6%로 상승했다. 지난해말 기준 예수금 및 대출금 시장점유율은 각각 2.6%, 2.1%였다. 이는 한국신용평가 기준 핵심 주요지표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것이다.
지난해 결산 배당 총액은 약 800억원으로 전년대비 크게 줄었다. 성장기조와 자본비율 관리 목표가 고려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SC그룹 본사의 지원의지에 대한 불안감도 줄었다는 평가다. SC제일은행의 그룹 내 영업이익 기여도는 6.4%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배당 후에도 SC제일은행의 총자본비율 및 기본자본비율은 16.48%로 국내 은행 중 우수한 수준이다.
다만 AAA등급을 되찾기까진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상향 검토 조건으로 ▲외형성장과 영업기반 회복 지속 ▲ROA 0.25% 이상 지속 ▲영업경비대 영업순수익 비율 70% 하회를 제시했다. ROA는 요건을 충족하고 있지만, 영업경비대 영업순수익 비율은 지난해 기준 82.6%로 아직 높은 편이다.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영업경비엔 손댈 구석이 많지 않다. 결국 문제는 영업순수익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지로 이어진다. 외형성장 및 영업기반 회복과도 맞물려있다.
만만치는 않은 상황이다. 최근 실적 회복세에도 불구, 은행업계 내 점유율은 총자산, 총여신, 총예수금 어느 한 지표에서도 2012년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도 시장지위는 하락 추세였다. 가계여신 부문에 경쟁 우위가 있지만, 부동산 관련 규제 강화로 성장세 지속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NICE신용평가는 "시장지위가 단기간 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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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6월 0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