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업 실적 가산시 롯데쇼핑 신용도에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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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AA+/안정적)이 해외사업에서 발목이 잡히며 신용등급에 비상등이 켜졌다. 해외법인의 실적 부진과 재무부담 증가가 본사에도 부담을 가하고 있고, 특히 중국이 문제다. 중국 대형마트의 성장성이 저하된 상황에서 사드 여파가 올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롯데쇼핑이 중국 철수를 고려하고 있지 않는 만큼, 올해 중국사업 실적이 롯데쇼핑의 신용도를 가늠하는 데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새정부 출범 이후 롯데마트 영업정지 해제가 조만간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영업정지가 해제되더라도 이전에 비해 점포당 매출액은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롯데마트가 중국 대형마트 업계에서 시장지위가 낮고, 사드 사태로 브랜드파워가 훼손됐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전년 실적과 최근 상황에 대한 가정을 전제로 2017년 롯데쇼핑 중국 할인점의 총매출액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9258억원, -166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30억원, 662억원 축소되며, 순차입금은 9908억원으로 1664억원 증가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2016년말 비금융연결기준 순차입금에서 해외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까지 확대됐다.
한기평은 “적자 지속과 운영비용에 따른 자금부족을 외부차입에 의존하면서 차입규모가 증가하고 있고, 특히 규모가 큰 중국사업에서 매년 거액의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어, 해외사업의 차입금이 축소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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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보증 규모 역시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1년말 1400억원이었던 지급보증액은 2016년말 1조4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고, 이 중 중국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액이 1조30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2017년 3월 롯데쇼핑은 중국사업 지주회사인 롯데쇼핑홀딩스(홍콩)을 통해 상해 대형마트 운영법인인 강소낙천마특상업유한공사에 약 2000억원, 심양 대형마트 운영법인인 요녕낙천초시유한공사에 약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상해 강소낙천마특상업유한공사의 차입금 약 480억원에 대해 510억원 규모의 예금을, 상품권 보증금으로 약 350억원 규모의 예금을 담보로 제공했다. 지급보증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한기평은 “최근 롯데마트 영업정지 처분의 해제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나 여전히 그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고, 영업정지 해제 이후의 영업정상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추가적인 유상증자 또는 지급보증 제공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중국사업의 부진은 롯데쇼핑 전체의 재무상황을 떨어뜨리고 있다. 한기평의 소매유통업 평가방법론상 매출액 대비 EBITDA의 A급 구간을 6~10%을 제시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별도기준 매출액 대비 EBITDA는 2016년에 7.7%를 기록했는데, 중국사업을 가산하면 6% 초반대로 떨어진다. 커버리지 측정 지표인 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별도 기준은 2016년 2.5배로 2014년 이후 저하됐지만 한기평 방법론상 A급 구간(1.5~3.5배) 내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사업이 가산되면 2016년 3.5배로 BBB급으로 저하된다.
문제는 앞으로의 실적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별도기준으로는 2017~2018년에 등급 지표들이 A급 구간 내에 머물겠지만, 중국사업을 더하면 기존 A급 구간을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결국 사드로 부각된 롯데쇼핑 해외사업의 부진과 확대된 재무부담은 롯데쇼핑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올해 중국사업 실적은 롯데쇼핑의 신용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한기평은 “향후 별도 기준 실적과 더불어 중국사업의 실적 변화를 연중 점검할 것”이라며 “연간 실적의 방향성이 확실해지는 시기에 중국 사업의 실적과 국내사업의 실적을 합산해 재무안정성을 측정하고 이를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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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6월 05일 09:4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