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리 및 정국 안정되며 원활한 자금조달
은행 체력 상승 및 타 지역 위축 반사효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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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은행들은 국내외 자금시장에서 원활하게 자금 조달을 이뤄내고 있다. 미국 대선 이후 변동성이 커지고 국내 정세도 불투명했지만 올해 들어 불안감이 대부분 해소됐다.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고 금리는 상승 후 안정기에 접어들며 투자 수익성도 적정하다.
무엇보다 은행의 신용도나 실적이 투자하기에 적합해 당분간은 자금 조달에 애를 먹지 않는 상황이 나오고 있다.
은행들은 올해 들어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형태의 자금을 조달 중이다. 단순한 필요 자금 및 화폐 충원부터 자본확충까지 목적도 다양하다. KB국민은행은 보기 드문 포모사본드(대만 자본시장에서 해외기관이나 회사가 대만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를 발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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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반 년 전만 해도 은행들은 국내외 자금조달에 나서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많았다. 지난해 말 미국 대선 후 시장금리가 급등하며 조달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워졌고, 더 많은 이익을 노리고자 하는 투자자들도 관망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국정농단과 탄핵정국 등 국내 정세 불안도 은행 신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소로 보기 어려웠다. 급한 수요가 없다면 자금조달을 늦추는 경우도 나타났다.
분위기는 오래지 않아 달라졌다. 조심스레 시장에 나섰던 은행들은 저마다 많은 투자 수요, 목표 이상의 자금 조달, 낮은 금리 등 자금조달 성과를 과시하기에 바쁜 모습이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미국 대선 후 출렁이던 자금 시장이 빠르게 안정화되고 글로벌 경기도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많아짐에 따라 투자처를 찾는 유동성이 많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본다”며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양만큼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보면 국내외 자금 조달 환경이 상당히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미국 대선 후 1.8% 수준까지 치솟았지만 올해 들어선 1.7%를 오르내리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에 비해선 수익률이 높으면서도 안정적이기 때문에 투자자의 부담도 덜한 상황이다.
올해까지 이어진 국내 정세 변동성은 투자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민감한 문제라 은행들은 해외 투자설명회(IR)에 예상 답변을 충실히 준비해갔지만 국내 정세를 문제 삼는 투자자는 많지 않았다. 간혹 문의하는 경우도 투자에 미칠 영향보다는 보기 드문 정치 이슈에 대한 개인적 궁금증을 드러내는 수준이었다. 정국이 안정되고 투명화되면 은행 경영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은행 자체의 투자 매력도도 높아졌다. 이자이익 감소, 새 먹거리 부재, 치열해지는 경쟁 등 은행업의 위기를 점치는 의견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은행들은 양호한 이익을 시현해 나가고 있다. 가계부채 부담은 있지만 은행의 근간을 흔들 위험요소는 아니란 평가가 많다. 선진 시장 은행들의 부진이나 아시아 다른 나라들의 신용도 하락에 따른 반사 이익도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 채권투자 담당자는 “유럽 주요 은행들의 부진으로 아시아 등 다른 지역 은행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났을 것”이라며 “최근 중국이나 카타르의 국제 신용등급이 하락한 반면 우리나라와 은행의 신용등급은 안정적인 것도 국내 은행들의 자금조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이 외에도 다양하고 유연한 투자 구조를 마련해 투자자를 유치하려는 노력을 했다. 아울러 최근엔 자산 성장보다는 건전성에 무게를 두며 자금 소요도 줄어들었다. 투자 희소 가치가 높아진 셈이다.
당분간 은행 자금조달의 호시절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변수가 없지는 않다. 꾸준히 이어지는 북한의 도발은 언제고 투자자를 위축시킬 수 있고, 미국 대통령 탄핵 이슈는 글로벌 자금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 꼽힌다.
시중은행 자금 담당 관계자는 “유동성은 아무리 풍부해 보여도 대형 변수가 나타나면 하루 아침에도 말라붙는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자금 시장을 면밀히 살펴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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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6월 1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