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업체, 확실한 경영권 확보 위해 추가지분 매입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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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SK증권 지분을 공개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다수의 업체가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SK㈜의 매각대상 지분은 총 10.4%다. 지분이 소수에 불과한 탓에 인수업체가 확실한 경영권 확보를 위해선, 인수 후 추가적인 지분확보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수업체가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이사회 진입이 필수적이다. 대주주는 이사를 추천할 권리만 갖고 있을 뿐, 이사의 최종 선임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을 따른다. 주총 특별결의는 의결권을 가진 주주의 66.7% 이상의 동의로 가결된다. 현재 SK증권의 주주는 80% 이상이 소액주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히면 사실상 경영 참여가 불가능하다.
10%의 지분만으로 확실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법안 개정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상법 개정안엔 이사를 선임할 때 집중투표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이 담겨있다. 개정법안이 도입될 경우 소액주주의 의결권이 강화하는 한편 대주주의 의결권은 더 약해지게 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초 유진기업은 ㈜동양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장내에서 지분 10%를 매집해 이사선임을 시도했으나, 소액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유진기업은 지분율 경쟁을 벌이던 파인트리자산운용이 보유한 지분 10%를 인수했고, 최종적으로 지분율을 30%까지 늘린 후에 이사회 진입이 가능했다. 지분 매입부터 경영권 확보까지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됐다.
최근 주가가 크게 급등한 SK증권의 현재 시가총액은 6000억원 수준이다. 기존 시가총액이 약 4000억~5000억원에 못 미쳤던 점을 고려하면, 경영권 확보 또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지분을 인수하는 일부 세력의 등장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SK증권이 그룹에 속해있을 땐 물량보전 이슈와 그룹의 우호지분으로 인해 경영권이 공격받을 여지가 크지 않았지만 SK그룹 품을 떠난 이후엔 경영권 위협의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인수업체의 추가적인 자금투입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초 인수금액은 현재 지분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진 수준으로 예상하지만, 실제 경영권 확보를 위한 자금 소요는 이보다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지분율 확대 방안으론 장내매입 또는 유상증자 등이 거론되는데 장내매입의 경우 주가 상승으로 인한 자금 소요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으므로 증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SK증권은 지난 2015년, 수권 주식 수를 기존 10억주에서 20억주로 늘리며 대규모 증자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바 있다.
SK증권에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한 사모펀드(PEF) 관계자는 "본 계약(SPA)을 맺을 때 새로운 대주주가 추천한 이사 선임이 거래 종결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재로선 확실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인수에 성공한다면 유상증자를 비롯해 다양한 지분율 확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SK증권이 그룹과 관계없는 제 3자에 매각된다면 현재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SK증권은 SK그룹 계열사 회사채 발행에서 인수단으로 참여해 왔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채권자본시장(DCM) 리그테이블에서 미래에셋대우와 신한금융투자를 제치고 회사채 인수부문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SK증권의 경우 자기자본도 크지 않고, 사업 포트폴리오도 강하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SK그룹의 일정 수준 이상의 물량 보전이 필수적이다"며 "하지만 이 물량 보전 계약이 금액 기준이 아니라 기간으로 정해졌을 때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SK증권의 인수전에는 다수의 PEF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략적투자자(SI)의 참여를 통한 매각 흥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미래에셋대우는 일찌감치 인수전 불참을 선언했고,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한 금융지주는 현재 인수 의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한 PEF 관계자는 "SK증권의 향후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4배로 높은 편에 속하는 탓에 국내 증권사들이 시너지를 기대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PEF 입장에선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인수에 나선다기 보다 운용사 고유자산으로 인수하고 계열회사로 편입해 자산운용의 창구를 다양화하려는 의도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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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6월 11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