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임차인 빠지는 LS용산타워, 3천억 차입금 차환도 불투명
증권 매각 예의 주시했던 신평사들, 등급 조정 가능성 커져
LS네트웍스 지분 가치 상승 난망…E1 신용도도 압박 받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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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이 결실을 맺지 못하며 자금사정 급한 LS네트웍스의 앞날은 더 점치기 어려워졌다. 유일한 캐시카우인 LS용산타워도 핵심 임차인 이탈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가치하락이 불가피하다. LS네트웍스는 물론 자회사 가치 상승을 기대하던 E1의 신용도에도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회사의 최대주주인 G&A PEF(지분율 84.58%)가 매각을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지 두달만이다. 금융당국의 대주주변경승인을 장담하기 어려웠고, 불승인 시 계약금을 몰취할 것이냐를 두고 이견을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계약서 작성을 위한 합의가 거의 이뤄지는 듯 했으나 대주주변경승인을 확신하기 어려웠던 점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며 “매각자는 매각 무산 시 계약금 10% 몰취 조항을 넣고 싶어했지만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승인 여부는 자신의 귀책사유가 아니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말했다.
매각자 측은 이례적으로 아프로서비스그룹 외에 다음 순위 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썩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가장 높은 금액을 써냈고, 펀드(PEF) 결성과 투자자 모집을 거쳐야 하는 다른 경쟁자보다 신속하게 거래를 종결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결과적으론 자충수가 됐고 다음 매각 절차도 흐리고 있다. 여전히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는 있다. 그러나 LS그룹은 매각주관사와의 관계 정리 등 기존 거래절차를 확실히 종결한 후에나 매각을 다시 검토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인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이 결실을 거두지 못하면서 LS네트웍스의 유동성 부담은 더 커졌다. 회사 측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배당으로 당장의 자금 소요에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올해 지급되는 작년말 배당금은 185억원으로 차입금 감축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장기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만 연 100억원에 육박한다.
LS용산타워를 담보로 빌린 3000억원의 만기는 1년여 앞으로 다가와 있는데 건물의 가치가 하락할 위험성도 있다. 내년 4월 핵심 임차인인 삼일PwC의 이탈이 예고돼 있어서다. 잠재 임차인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고 LS그룹 계열사의 입주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삼일PwC의 빈자리를 온전히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증권 매각을 통한 차입금 상환이 아니라면 결국 리파이낸싱을 하는 방법뿐이다. LS용산타워에 공실이 발생하면 가치 하락에 따른 차입한도 축소나 조달 금리 상승과 같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5년 2000억원 규모 담보부차입금 이자율은 2.5%, 올해 초 추가로 빌린 1000억원의 이자율은 3.9%다.
회사는 2015년 회사채를 발행하며 삼일회계법인 등 계약기간 15년 이상의 장기 우량 고객이 입주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공실률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고지한 바 있다.
이달 말 정기평가를 앞둔 신용평가사들은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 보류 결정이 LS네트웍스의 신용도(A-)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초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 지연으로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경우 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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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평가는 작년 말 LS네트웍스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한 단계 내렸다. NICE신용평가는 장기신용등급을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을 통한 재무위험 완화 여부를 모니터링 요소로 적시하기도 했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한국기업평가가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 및 재무개선 효과를 가정하지 않고 등급을 내렸던 터라 매각 상황을 지켜봤던 나머지 신용평가사의 등급 하향 가능성도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더 큰 고민은 LS네트웍스의 신용도 하락이 그룹 내 알짜 회사인 E1으로도 전이될 가능성이다. 증권사 매각과 LS네트웍스의 재무개선이 늦어지며 E1이 보유한 지분(81.79%)의 가치 상승도 요원해졌다. 2015년만해도 4000원대였던 주가는 올해 들어선 3000원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이미 한국기업평가는 작년 말 LS네트웍스 지분가치 하락을 이유로 E1의 장기신용등급(AA-) 등급전망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경우에 따라선 AA 등급을 반납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연쇄적인 신용도 하락이 이뤄질 경우 두 회사의 자금 조달은 점점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E1은 지난해 9월 3년물과 5년물 총 17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수요예측에서 5년물 일부 미매각을 겪기도 했다. E1의 신용등급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로 회자됐다. 자회사 LS네트웍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됐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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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6월 1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