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규제 강화도 수익에 부정적 영향 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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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순이익과 시장점유율 하락이 매년 이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다 정보유출 사태 이후 과도한 마케팅 비용은 발목을 잡고 있다. 안팎에선 롯데 그룹과의 사업적 시너지도 한계에 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롯데카드 순이익은 매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 1600억원 규모였던 순이익은 매년 감소해 1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2014년 고객정보 유출 등의 ‘홍역’을 앓은 이후 이어진 마케팅 비용 부담이 계속해서 수익성에 영향을 주고 있어서다.
이는 이익률 하락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4.3%에 이르던 충당금적립전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6%를 기록하며 4% 이하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미국금리 인상추세로 조달금리 상승마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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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는 “조달금리 상승, 카드대출에 대한 건전성관리와 마케팅비용 지출의 이용실적 개선 효과 등 향후 수익성에 미칠 영향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부진한 수익성은 시장점유율 하락에도 영향을 줬다. 2013년까지 꾸준히 올라가던 시장점유율은 9% 수준에서 수년 째 횡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8%까지 점유율이 떨어지기도 했다.
문제는 현재 상황에서 이렇다 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다는 점이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지만, 전업계 카드사인 롯데카드의 체크카드 시장점유율은 채 1%가 되지 않는다. 최근에 부진한 실적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번 정부가 추진하는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또 다른 악재다. 정부가 내놓은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영세가맹점(수수료 0.8%) 기준을 연 매출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중소가맹점(1.3%)은 3억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업계 전체적으로 5000억~8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롯데카드도 이런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영향은 제도 시행 이후 살펴봐야 하지만, 가맹점수수료에 대한 정부규제가 계속되고 있어 업계 전체적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롯데카드는 지난해부터 은행과의 연계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한때 롯데그룹의 지원아래 성장했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드업계에선 지난 3월 취임한 김창권 사장이 어떤 ‘묘수’를 보여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 사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눈에 띄어 영입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산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를 거쳐 롯데자산개발 대표로 9년 동안 재직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롯데카드만의 전략, 마케팅, 조직문화 등 한마디로 롯데카드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 매각설이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에서도 김 사장 취임 이후 롯데홈쇼핑과의 사업연계를 강화하는 등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라며 “업계 내에서도 롯데카드의 행보가 관심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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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6월 14일 09:3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