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주주 한화생명도 자본 부담 줄 듯
하반기 유가증권 매각나선 은행에도 긍정적
거래 증가로 증권사도 이익…당분간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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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내내 국내 주식시장이 강세를 이어가며 금융사들도 미소 짓고 있다. 우량회사 주식에 투자한 보험사들은 자본확충 부담을 덜고 하반기 보유 유가증권 매각을 예고한 은행들도 추가 이익을 기대할 만 하다.
올해 코스피 종합주가지수는 2026포인트에서 시작해 300포인트 이상 올랐다. 예전 같으면 주식 시장을 출렁이게 했을 여러 변수들이 있었으나 큰 흔들림 없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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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주인 삼성생명(7.55%)이 가장 큰 덕을 봤다.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호황을 등에 업고 연초 대비 30% 가까이 상승했다. 지분가치는 연초 장부가 대비 5조원가량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오랜 기간 삼성생명이 안정적 지급여력비율(1분기 말 313%)을 지키게 한 원동력이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지난달 IFRS17 기준서 발표 후 부채 증가 및 추가 필요 자본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가 상승으로 막대한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어 자본확충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과점주주인 한화생명은 민영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해 1만2600원에 시작한 우리은행 주가는 1만7000원선을 오간다. 연초 3447억원으로 평가해 둔 우리은행 주식 가치만 1000억원 이상 늘었다. 1분기 말 지급여력비율이 202%에 그친 한화생명으로선 우리은행 주가 상승이 더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하반기 대거 유가증권 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은행들에도 주식시장 호황은 긍정적이다.
내년 IFRS9(금융상품)이 은행들은 적용되면 보유 유가증권 처분손익을 당기손익으로 인식할 수 없다. 바젤III 도입 후 주식 위험가중치가 높아져 건전성 관리에도 손해다. 고만고만한 시중은행들간의 실적 경쟁은 치열하다. 은행들이 말 그대로 일회성 요인일 뿐이라고 의미를 낮추면서도 유가증권 매각 기회를 노리는 이유기도 하다.
은행 보유 주식 중 SK㈜와 SK하이닉스 역시 주식시장 강세와 반도체 시장 호황으로 가치가 높아져 있다. 은행들의 골칫거리로 꼽히기도 했던 포스코 주식은 지난 1년간 꾸준히 오름세를 보여 매각에 나설만한 토대가 만들어지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올해까지 매각하기로 했던 KT&G 주가도 좋다. 정부와 금융당국 인선이 끝나고 안정화하면 매각 검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업은행은 올해 이마트 보유지분 전량(3.4%)를 매각해 400억원 이상의 차익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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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53개사)들은 1분기 중 97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10년 이후 세 번째로 많은 분기 순이익이다. 수수료수익은 1조881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57억원 늘었다. 주식시장 호황과 그에 따른 주식거래대금 증가로 수탁수수료가 늘었기 때문이다. 1분기 수탁수수료는 882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01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4조원 미만이던 유가증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과 이번 달 6조2000억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2분기 수수료 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회사들은 앞으로도 주식시장 호황 덕을 볼 가능성이 크다. 국내외 정세의 불안정성, 북한의 도발,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여러 변수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만큼 우리나라 경제의 기초체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하반기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역전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지만 외국인의 투자의지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큰 충격파는 없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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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6월 18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