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대한 불신 명기한 건 '이례적'
실제 시장이 궁금해하는 리스크는 찾기 어려워
"시장에 다소 오만하게 비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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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 공모에 나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투자 위험요소 중 하나로 '오보 가능성'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정적인 미디어의 보도보다는 자신들이 제시한 증권신고서나 투자설명서를 바탕으로 투자 결정을 해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셀트리 온그룹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각종 루머나 악의적 기사에 시달려온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런 불편한 심경을 굳이 공식 문서를 통해 드러낼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IPO 증권신고서 중 투자위험요소 항목을 통해 '공공매체를 통해 게재되는 정보의 오보 가능성'을 언급했다. 제3자가 공공매체를 통해 게재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를 결정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는 것이다.
세부 설명에서는 공공매체를 '언론'이라고 특정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언론 보도 중에는 당사의 임직원이 직접 언급한 사항이 아닌 내용이 포함되는 경우가 존재했다"며 "언급한 내용을 부정확하게 보도하거나, 정보를 누락하여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이 보도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밝혔다.
부정확한 보도로 인해 '투자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공시한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를 통해서만 투자를 결정해달라는 것이다.
이처럼 언론에 대한 불신이 증권신고서를 통해 문장으로 표현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언론 보도로 인해 투자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투자위험요소'에 이를 기재한 건 매우 드문 일이라는 평가다.
증권업계에선 셀트리온그룹이 지난 2010년 이후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겪으며 언론에 대한 불신이 생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서 회장은 2013년 "공매도에 지쳤다"며 지분 전량을 매각하겠다는 폭탄 선언을 했다. 2015년엔 이 선언을 철회하며 "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의사를 바꿨다.
그 사이 셀트리온은 시세조종과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거래 혐의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셀트리온 분식회계 이슈도 불거졌다. 셀트리온이 만든 의약품에 대한 '판매와 마케팅'을 전담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사업구조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시장 일각에서는 셀트리온그룹이 수많은 의문 제기에도 결국 국내 바이오시밀러의 선두주자로 우뚝섰고 유럽에 이어 미국 진출에도 성공했다는 점에서 이해할만한 부분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투자자에게 언론 등 제3자가 아닌, 본인들이 제공한 정보만으로 투자 결정을 내려달라는 요청이 합리적이냐는 것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투자위험요소 및 사업에 관한 사항을 비교적 상세히 서술했지만 현지 시장 상황이나 예비 투자자들이 실제로 우려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자세한 정보를 제시하지 않았다.
예컨데 주력 약품인 램시마의 미국 총판인 화이자도 램시마와 같은 약효의 경쟁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고 곧 상품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나, 미국은 1년간 원본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의 교차 투입을 금지하고 있어 램시마가 유럽처럼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기 어렵다는 점 등은 신고서에서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다. 유럽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간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고, 이로 인해 추가적인 가격 경쟁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점 역시 구체적으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한 자산운용사 공모주 담당자는 "당사자가 제시한 정보만 가지고 투자해달라는 건 시장에 다소 오만하게 비칠 수 있다"며 "언론을 비롯해 다양한 루트를 통해 파악한 정보를 통해 적정 가치를 산정하고 수요예측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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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6월 2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