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임대사업관련 순자산도 평가 요소로 넣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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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민간 임대주택사업자인 부영주택이 최근 사업다각화 목적으로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과 호텔, 레저사업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주택도시기금차입금(이하 기금차입금)과 임대보증금으로 대응했지만 하반기부터는 재무부담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부영은 2015년부터 2017년 4월까지 2조원이 넘는 부동산을 매입했다. 2015년 안성 마에스트로 CC 및 제주 더클래식 CC, 송도 대우자동차판매 부지를 매입했다. 2016년에도 태평로 삼성생명 빌딩, 태백 오투리조트 등을 매입한데 이어 소공동 삼성화재 빌딩 및 송도 포스코건설 빌딩, 남양주 종합촬영소 부지 등의 인수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다.
그동안은 기금차입금, 분양대금, 임대사업 보증금으로 자금소요에 대응해 왔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부영은 영업활동에서 자체 아파트 분양수입 및 임대보증금, 임대아파트 분양전환에 따른 분양수입, 외주공사 수입 등으로 13조3264억원의 자금을 벌어들였다. 그리고 기금차입금 이자와 공사비 등으로 9조2756억원을 지출했다. 총 4조508억원의 현금이 창출된 셈이다. 용지취득(7조3905억원)과 계열사 인수 및 자금대여(7461억원) 등으로 8조1366억원을 투자하면서 부족분인 4조1992억원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기금차입금 2조9298억원 포함)해 충당했다.
영업활동과 기금차입금으로 투자소요를 상당 부분 충당함으로써 일반차입금 부담은 제한적으로 관리됐다. 실제로 일반차입금은 2014년말 1조9507억원에서 2017년 4월말 1조 3456억원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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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재무부담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분양률이 저조한 마산 월영현장의 사업비 부담과 미납 토지대금 부담(2017년 4월말 기준 5746억원)이 여전한 가운데 올 하반기부터 서울 성수동 뚝섬 및 중구 소공동, 제주중문단지 일원의 호텔 및 리조트, 인천 송도 테마파크 건립 관련 투자가 계획돼 있다. 9000억원 상당의 을지로 옛 외환은행 본점 사옥 매입 계획까지 고려하면 영업 현금흐름을 상회하는 수준의 투자지출 확대가 예상된다.
부영은 투자지출 중 일부를 화성동탄 6개 사업장의 분양대금, 보유 중인 임대주택을 포함해 신규 공급예정인 임대주택의 보증금 유입 등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부족한 자금은 담보가치가 우수한 프라임급 오피스빌딩 및 용지, 임대주택 등 풍부한 대체자금조달원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에 결정된 투자만으로도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상황에서 비영업자산의 투자를 확대하는 흐름은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우려가 된다는 지적이다.
한신평은 “예상 영업현금흐름이 기존 투자계획에 따른 자금소요를 충당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여 일반차입금 확대가 예상되며, 향후 자본여력의 확충 없이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가 발생할 경우 회사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또한 최근 임대주택사업에 비해 사업위험이 높은 부문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어 과거보다 사업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신평은 “특히 호텔 및 레저, 오피스빌딩 임대사업의 경우 초기에 대규모 투자자금이 소요되는 반면, 투자자금 회수는 장기간에 거쳐 이뤄지기 때문에 이에 따른 사업위험 확대는 중요한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의 기업형 임대사업 육성 정책(이하 뉴스테이)으로 민간임대주택 시장의 경쟁구도 변화가 진행 중인 점도 변수다.
한신평은 부영에 대한 핵심 평가 요소를 ‘자기자본 대비 일반차입금’ 비율에서 ‘자기자본 대비 [일반차입금-임대사업관련 순자산(임대주택자산-기금차입금-임대보증금)]’ 비율로 변경했다.
한신평은 “주택경기 저하로 분양전환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거나 임대율 하락으로 임차인의 반환요구가 증가할 경우 유동성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며 “부영의 현금흐름의 특성과 최근의 부동산 투자 확대를 감안해 기금차입금과 임대보증금의 증가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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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7월 03일 11:4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