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IB 단기금융 가능
PF 시장 선점 위해 컨소시엄 구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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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했던 국내 건설경기가 살아나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다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시장에 집중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IB)에 대한 부동산 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PF 시장 규모가 다시 커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초대형IB와 중·소형 증권사 모두 PF 부문에서 '먹거리'를 더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다만 향후 건설 경기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 공격적인 PF 대출시장 진출 움직임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 등 자기자본이 4조원을 초과하는 5곳의 증권사는 이달 초 금융당국에 초대형IB 인가를 신청했다. 이르면 오는 9월 승인이 난다. 초대형IB는 자기자본의 2배까지 어음(CP)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단기금융업무가 가능하다.
5개 업체가 모두 인가를 받을 경우, 현재 각 증권사의 자기자본을 고려했을 때 CP발행을 통해 당장 조달할 수 자금만 47조원이다. 이중 30%인 14조원은 부동산 금융에 활용이 가능하다. 일부 증권사는 부동산 금융의 한도인 30%까지 꽉 채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초 금융당국은 발행 기업어음의 10%까지만 부동산 PF 투자가 가능하게 하겠다는 복안이었지만, 최종안에선 30%로 늘어났다. 증권사들이 부동산 금융에서 당분간 먹거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끊임없이 금융당국에 요구한 결과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초대형IB가 선정되진 않았지만, 기업대출이 가능한 초대형IB를 신청한 증권사를 중심으로 PF 대출 시장 진출을 위해 업체별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며 "대형 증권사뿐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들도 간접적으로 PF 대출에 참여하거나 메자닌(Mezzanine) 투자에 참여하기 위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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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국내 건설경기는 지난 2014년부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국내 건설수주는 2013년 91조3000억원으로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2015년 158조원으로 역대 최고치 보다 30조원 가량을 갱신했다. 지난해엔 이보다 4.4% 증가한 164조9000억원의 건설 수주를 나타냈다. 이같은 건설경기의 호조세는 민간 건축 수주가 주도로 이뤄졌다. 2007년 역대 최고 수준(90조8000억원)이던 민간 수주는 지난해 117조원을 기록했다. 민간 주택분야만 67조원 규모다.
부동산 PF 시장도 되살아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부동산 PF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의 발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40억원 늘어난 4155억원을 기록했다.
주택경기를 비롯한 건설경기의 전망이 엇갈리는 점은 변수다. 건설경기의 흐름을 고려했을 때 올 하반기부터 건설수주의 하락세가 본격화하기 시작해 향후 2~3년간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새로운 먹거리와 높은 수익성을 쫓아 PF 대출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증권사들이 자칫 '막차'에 올라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각 증권사 별로 PF 시장 대출 확대를 고려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전문가 별로 건설 경기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기 때문에 PF 대출과 같은 위험성이 높은 사업분야 진출은 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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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7월 14일 14:4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