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매매 수익 증가가 '일등공신'
위탁수수료 편중·IB 침체는 해결해야할 과제
-
지난해 '반 토막 순익'으로 침체된 모습이었던 신한금융투자가 실적 반전에 성공했다. 상반기 시중금리 하락으로 자기매매 수익이 급증했고, 꾸준히 확대된 고객 저변이 금융상품 판매 실적으로 돌아왔다.
다만 여전히 외부 변수에 실적이 흔들린다는 점은 부담으로 남아있다는 평가다.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싣고 있는 투자은행(IB) 부문의 실적 개선과 김형진 신임 사장이 집중하고 있는 글로벌 부문 성과도 절실하다.
신한금융투자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 1102억원, 당기순이익 93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실적 대비 각각 82%, 86% 늘어난 규모다.
2015년 2155억원의 연간 순이익을 기록하며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부상한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순이익이 1154억원으로 반 토막나며 시장의 우려를 자아냈다. 지난해 지주에서 단행한 5000억원 규모 증자가 자기자본수익률(ROE)만 떨어뜨릴 거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올 상반기 ROE는 6.0%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나 개선됐다.
수익성 개선의 일등공신은 자기매매 부문이었다. 올 상반기 자기매매 부문에서만 1061억원의 수익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626억원) 대비 70% 늘어난 규모다.
올 상반기 금융시장의 예측과는 달리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투자의 보유 채권 규모는 12조원 안팎으로 자기자본의 400% 수준이다. 보유 채권의 평가손익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올 초 채권 트레이딩의 고수로 꼽히는 신재명 FICC본부장(현 KB증권 부사장)을 경쟁사에 빼앗기고도 낸 성과라 의미있다는 평가다.
금융상품 판매 수익도 호조를 보였다. 올 상반기 금융상품 판매를 통한 수수료 수익은 62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69억원) 대비 33% 증가했다. 특히 수익증권 규모가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2013년 5.7%에 머물렀던 신한금융투자의 위탁수수료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7.8%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에 이어 두번째로 성장률이 높았다. 넓어진 고객 기반이 금융상품 등 부가적인 수익으로 돌아온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금융투자의 개인고객 일임자산 규모도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업계 3위권으로 성장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ELS 자산 잔액은 2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9% 줄었다. ELS 조기상환이 줄어들기도 했지만, 지난해까지 무분별하게 ELS 상품 판매를 확대하며 레버리지비율에 부담을 느꼈던 까닭이다.
전반적으로 체질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수수료 수익의 절반 이상을 위탁수수료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금융상품 부문 실적이 선전했음에도 신한금융투자의 올 상반기 전체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대비 4% 줄었다. 위탁수수료가 200억원, 17%나 줄어든 결과다.
상반기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자기매매 부문 수익 역시 상당부분 매크로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꾸준한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신한금융투자 수익이 전년대비 급락한 데엔 자기매매 수익 감소와 위탁수수료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IB부문 재건도 과제다. 신한금융투자의 올 상반기 IB 수수료 수익은 244억원으로 전년대비 20%나 줄었다. 그룹 인사와 새 협업 체계(GIB;Group & Grobal Investment Banking)를 준비하며 힘을 싣지 못했다.
재편된 GIB 부문을 이끌게 된 이동환 부문장은 2012년 신한금융 상업투자은행(CIB) 모델을 설계한 전문가다. 신한생명 대체투자본부가 포함되는 등 이제 '투자'에 더욱 초점이 맞춰진 GIB부문을 이끌고 그가 올 하반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시장의 관심거리 중 하나다.
하반기에는 그룹과 발맞춰 무게를 싣고 있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서도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신한금융투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거점삼아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달 초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사업그룹을 신설하고,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싱가포르 거래소의 파생상품 거래회원으로 가입하기도 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7월 23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