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TV 패널 이원화…중국은 '현재', 국내는 '미래' 고려한 결정
모바일 중·소형 패널 구글, 애플 동맹으로 '가닥'
먹구름 낀 주력사업 LCD, 선제적 투자에 대한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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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OLED에 ‘베팅’했다. 기존 계획된 투자의 두 배인 총 2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공식적으로 투자자들에게 밝혔다. 독점 중인 OLED TV 패널은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로 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다. 모바일 OLED 진입 시기도 앞당겨 삼성디스플레이를 빠르게 추격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의 현금창출 규모를 뛰어넘는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 만큼 ‘파트너십’을 통해 위험부담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TV용 OLED 패널 부문에서는 중국과의 협업을, 모바일 OLED 부문에서는 애플 등 글로벌 큰 손들과 동맹에 나설 계획이다.
26일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전일 공식적으로 밝힌 OLED 투자 계획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회사는 “TV뿐 아니라 모바일·자동차향(向) OLED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고, 회사의 양산 능력 및 효율성이 충분히 향상해 설비 확장 및 운영에 자신감을 확보했다”라며 "현재 10% 수준인 OLED 매출 비중을 40%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라고 공격적인 투자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3~4년간 총 20조원을 OLED에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2015년 밝힌 총 10조원 투자 계획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OLED TV용 대형 패널은 중국 광저우에 5조원, 국내 파주 P10 공장에 5조원을 각각 투자할 계획이다. 새로 진입 중인 모바일 OLED 부문에선 진행 중인 E5, E6 라인 5조원 투자에 더해 E6 라인에 5조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 계획이 늘면서 유지해왔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내 투자 방침'도 수정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 측은 "투자는 적시성이 필수적인 요소이고 미래성장을 위한 선제 투자로 판단해 일부는 차입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올해는 연간 약 7조원 내외에서 설비 투자(Capex)를 집행할 계획을 세웠다. 현재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약 1조3000억원(1분기 기준), 올해 예상 EBITDA는 약 6조원(증권가 전망치) 수준이다. 자체 자금을 통한 투자가 빠듯한 만큼,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투자금 조달에 나설 전망이다.
각 품목별 구체적 투자 전략에 대한 밑그림도 시장에 내비쳤다.
OLED TV용 대형 패널은 중국에선 8.5세대, 국내에선 10.5세대 설비 투자를 병행한다. 이미 국내에서 8.5세대 OLED 설비를 운영 중인 만큼 현재 늘어나는 OLED TV 수요는 중국 설비를 통해 빠르게 대응하려는 방침이다. 중국 광저우 정부로부터 약 30~40%의 자본금을 유치해 투자에 대한 리스크 및 투자금 지출을 줄일 예정이다.
국내에선 그간 시도하지 못했던 10.5세대 OLED 진입에 나선다. 회사측은 "첫 진입인만큼 기술 생산방식에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고, 산업내 표준화 절차도 필요하다“라며 ”1단계로 하판부문 양산 및 증착 기술을 검증한 후 본격적으로 OLED 패널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모바일용 OLED 분야에선 주요 고객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진입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협상을 진행해온 애플, 구글로부터의 투자를 시인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회사도 공식적으로 고객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어떤 고객과의 계약(Commitment)을 전제로 빠른 투자를 결정했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회사가 투자 규모를 두 배 가까이 늘렸음에도, 연간 현금 유출(Cash-out) 규모는 6조~7조원 규모에서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 밝힌 점에서도 외부 투자가 유추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고객사의 선수금 지급 여부 ▲생산량에 대한 일정정도 물량 보장 여부 ▲공동 설비 투자 여부 등 구체적 협력 방안을 물었지만 회사측은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현재 모바일용 OLED 패널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90%가 넘는 점유율로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애플·구글 입장에선 LG디스플레이의 생산 능력을 빠르게 끌어올려 부품사의 독점 생산 구도를 탈피해야 했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재원 마련을 위한 투자 유치라는 해석을 경계하며 "추격자(팔로워) 입장에서 신중한 접근 위한 투자 유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예상을 뛰어넘은 대규모 투자 발표에 투자자들의 질문도 예년 대비 긴 시간 이어졌다. 기술에 대한 세부 사항을 묻는 질문도 있었지만, 회사의 전략에 대한 우려가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대규모 투자를 앞둔 상황에서 부각된 LCD 업황 부진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매출 90% 이상을 LCD를 통해 거둔다. 대규모 투자가 집행되는 기간 주력 사업인 LCD가 재무 여력을 뒷받침해야 하지만, 전망은 다시 흐려지고 있다. 이번 분기 패널 가격 등 시황이 꺾이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졌다. LG디스플레이측은 "기본적으로 6~7월이 비수기에 해당되다보니 부진한 실적을 보였고 오는 3분기부턴 성수기가 도래해 안정적인 수급을 되찾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모바일 OLED 분야에서 확실한 고객군 확보 없이 선제적으로 설비를 늘리는 데 대한 우려도 나왔다. 애플은 내년도까지 차기 아이폰 생산을 위한 OLED 패널 발주를 삼성디스플레이에 전담시켰다. 이후 내후년 E6 가동을 시작으로 LG디스플레이로의 발주가 시작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컨퍼런스콜이 끝난 후 한 증권사 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아직 E6 설비의 양산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공개하는 건 다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내부적으로 양산에 성공했더라도 마케팅 측면에서 의도적으로 생산량을 숨겨야 가격 협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텐데 LG측의 의도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중국 진출로 인한 기술 유출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부터 운영해온 기존 중국 광저우 LCD 설비에서도 기술 유출 사례가 없을 뿐더러, OLED 기술 난이도가 높다보니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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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7월 26일 13:3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