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지급될 인센티브 KB증권이 떠안아
인센티브 놓고 직원들간의 이질감 커질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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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 부동산 PF팀의 인센티브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현대증권이 지급하기로 한 인센티브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 보니,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 인수후합병(PMI) 작업도 마무리되지 않은 터라 인센티브를 놓고 직원들간의 이질감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현대증권의 부동산 PF 4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30여명에 이르는 인원이 100억원대의 인센티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후 이 소식은 빠르게 업계에 퍼져나갔고 진위여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올해에도 비슷한 규모의 인센티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상익 본부장을 필두로 메리츠증권보다 과감하게 투자에 나선 것이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증권은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한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인센티브 규모가 실제와는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시장에 알려진 것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여러 차례 문의가 와서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현대증권이 거액의 인센티브를 줬을 것으로 추정한다. 매각을 앞둔 상황이라 실적을 높여야 할 유인이 컸던 데다 내부 통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시점이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부동산 PF 담당자는 “정확한 인센티브 금액은 몰라도 거액의 인센티브를 받은 것으로 안다”라며 “이를 두고 업계 내에선 모랄헤저드란 이야기 조차 나왔다”라고 말했다.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현대증권 인수로 KB증권이 이와 관련된 모든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안’에 따르면 임원의 보수는 보수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고, 성과보수 중 일부는 3년 이상 이연지급해야 한다. 통상 증권사들은 인센티브를 3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나눠준다는 점에서 부동산 PF팀이 받은 성과보수의 일부는 KB증권이 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다 보니 증권가에선 KB증권이 현대증권 시절 지급하기로 한 과도한 인센티브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했다는 등의 말들이 나온다. 다른 증권사 PF 담당자는 “현대증권 당시 과도하게 지급하기로 한 인센티브에 대해 KB증권이 제동을 거는 것으로 안다”라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100억원대의 인센티브는 받아들이기 힘든 규모다”라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잠잠하지만 앞으로 이런 문제들이 수면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KB증권은 아직까지 PMI 과정이 마무리돼지 않았다. 윤경은(전 현대증권사장) 사장과 전병조(전 KB투자증권 사장) 사장의 ‘불안한 동거’가 이어지고 있다. 물리적으로만 두 회사를 붙여 놓은 상태이다 보니 인센티브 지급을 놓고 직원들의 이질감이 커질 수 있다. 내부적으로도 부동산 PF팀이 과도하게 인센티브를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단순히 인센티브 지급을 넘어 조직원간의 화학적 결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란 평가다.
이에 대해 KB증권은 이연지급되는 부분은 사실이지만, 계약의 변경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인센티브는 철저하게 이연지급 될 예정이며, 지급 규모에 관련해선 설명할 부분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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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8월 16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