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규모 219억원...미국 및 중국 부진 두드러져
중소형사는 닫고 대형사는 열고...'글로벌 진출도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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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의 해외 계열사 3곳 중 1곳이 올 상반기 적자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물론,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실적이 악화하는 모습이었다. 최근 증권사들이 의욕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도 수익성은 검증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18일 인베스트조선의 집계에 따르면 주요 6대 증권사(자기자본 기준 상위 5개사 및 신한금융투자)가 보유한 해외 계열사 36곳 중 올 상반기 적자를 낸 곳은 33%인 12곳이었다.
이들 12곳이 기록한 총 적자 규모는 219억원이었다. 이로 인해 해외 계열사에서 벌어들인 총 수익은 417억원에 그쳤다.
가장 많은 해외 계열사를 거느린 미래에셋대우가 적자 계열사도 가장 많이 보유했다. 올 상반기 132억여원의 적자를 낸 미국법인을 비롯해 홍콩 투자계열사 등 5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6곳의 계열사 중 유일하게 베트남 합작법인만 적자를 냈다. NH투자증권은 이 합작사의 지분 100% 취득을 원하고 있지만, 타 주주들이 반대해 마찰을 빚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6곳의 해외계열사 중 5곳이 흑자를 냈지만, 올 상반기엔 흑자 계열사가 3곳으로 줄었다. 영국에 소재한 유럽법인의 적자폭이 크게 줄었지만, 미국법인이 적자로 돌아섰고, 중국의 투자자문사도 적자를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홍콩과 인도네시아 법인은 이익을 낸 반면, 미국과 베트남 법인이 적자를 냈다. 삼성증권의 경우 미국, 유럽, 홍콩 법인 세 곳 모두 올 상반기 이익을 냈다. 다만 총 이익 규모는 9억여원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미국 법인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미래에셋대우 미국법인을 비롯해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의 미국법인이 모두 적자를 냈다.
지난해 적자를 냈던 NH투자증권 미국법인은 올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이익 규모는 4200만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3억4800만원의 순이익을 낸 삼성증권 미국법인의 흑자 규모도 올 상반기 38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보유한 중국 내 계열사도 실적이 그리 좋지 못했다.
지난 2011년 '증권사 해외진출 쇼크'의 원인이 된 홍콩은 무난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가 설립한 15개 홍콩법인이 10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낸 이후 투자 및 현지 운영 규모를 크게 줄인 덕분이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옛 대우증권 홍콩법인)이 올 상반기 237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을 비롯해 KB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 홍콩법인이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의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의 경우 회사마다 명암이 갈렸다. 올 상반기 미래에셋대우 베트남 법인은 15억원, 한국투자증권은 10억원의 흑자를 냈다. 신한금융투자는 5억원, NH투자증권은 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사 해외법인 수는 2014년말 80개에서 2015년말 75개, 지난해 말 기준 68개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적자법인을 폐쇄하거나 통합하는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까닭이다.
반면 신한금융투자가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KB증권이 베트남 현지 증권사 인수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으며, 미래에셋대우가 홍콩법인을 통해 미국 현지법인에 3000억여원을 증자하는 등 대형사를 위주로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글로벌 진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한화증권·SK증권·키움증권·골든브릿지증권·IBK투자증권 등 상당수 증권사가 해외법인 문을 닫았다"며 "글로벌 시장 진출 역시 국내 사정과 마찬가지로 자본력에 따라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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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8월 18일 13:3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