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까지 회사채 포함 총 8600억원 자금소요
주택사업 순항中…나머지 사업 부진에 현금창출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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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이 내년 2월까지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상환을 위해 마련해야 하는 자금은 8600억원이다. 건설 경기가 호황을 맞아 주택사업은 순항하고 있지만, 나머지 사업 부문 실적은 여전히 부진하다. 주택사업만으로 현금을 벌어들이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조달 통로는 더 좁아졌다.
당장 오는 10월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회사는 차환 발행 없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개별기준) 약 2조원으로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보다 시급한 사안은 내년 1월 돌아오는 CP의 상환자금 마련이다. 내년 1월 말부터 한달 간격으로 각각 5000억원과 1000억원의 CP만기가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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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회복이 지연되던 지난 2013년 초, 대형 건설사들은 앞다퉈 장기CP를 발행했다. 당초 장기CP 발행엔 이사회 결의와 증권신고서 제출이 필요 없었기 때문에, 장기CP는 건설사들의 주요 자금조달 통로로 이용돼 왔다. 같은 해 6월, 장기CP 발행에도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화하는 방안 도입을 앞두고 GS건설은 대규모 발행에 나섰다. 내년 1월 만기가 도래하는 CP 또한 2013년 발행된 것이다.
이후 침체됐던 국내 건설경기는 회복했고, 대형 건설사들도 주택 경기에 힘입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GS건설도 주택부문의 호황으로 건축사업 실적은 양호하다. 하지만 나머지 사업부문이 모두 부진해 꾸준한 현금창출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올 상반기 GS건설의 매출액은 5조6950억원, 이 중 건축부문이 3조2350억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플랜트부문 매출액은 전년 보다 33%이상 줄었고, -5.3%였던 플랜트부문 매출 총 이익률은 -17.4%로 악화했다. 수주잔고도 건축부문을 제외하고 인프라(토목)·플랜트·전력 등 모든 부문이 지난해 보다 줄었다. 해외 프로젝트는 여전히 부진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GS건설이 다른 건설사들과 마찬가지로 주택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며 외형적으로 개선된 듯 보이지만, 해외 플랜트 및 나머지 사업부문의 실적이 여전히 저조한 탓에 향후 현금 흐름이 양호하다고 전망하긴 어렵다"고 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대주주인 GS건설은 ㈜GS를 비롯한 계열사 지원을 받긴 어려워 자체적인 조달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 6월, GS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하향조정 됐고, 등급전망 또한 '부정적'으로 평가됨에 따라 이를 통한 재원마련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평가가 있다. 당시 한국기업평가는 GS건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해외사업 관련 손실과 운전자본 부담을 요인으로 꼽았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보증 채무 인수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됐고 재무구조 개선도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GS건설의 현재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00%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에서 대우건설(318%)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회사채 발행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자금 마련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GS건설은 최근 양주 백석 신도시 건설사업비와 금융비용 확보를 위해 600억원 규모의 대출유동화를 추진했다. 지난 4월엔 보유하고 있는 토지를 담보로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발행을 통해 500억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이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금마련에 아주 분주하다"며 "공사대금 및 매출채권,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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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8월 20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