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 뛰어들며 경쟁 강도 심화…SI엔 높은 기업가치도 부담
"더 이상 비용 효율화는 어렵다" 평가…FI 참여 유인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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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코웨이 매각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인수후보 찾기가 쉽지 않다. 대기업과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렌탈 시장에 선뜻 뛰어들 전략적투자자(SI)를 찾기 어려울뿐더러, MBK가 이미 비용절감과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는 탓에 재무적투자자(FI)의 참여 유인도 적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는 최근 코웨이 경영권 매각을 위해 잠재적인 인수자 물색에 나섰다. MBK는 2015년부터 코웨이 경영권 매각작업을 추진해 왔으나 지난해 말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지난해 중순 '코웨이 얼음정수기 니켈 검출 사태'로 인해 대규모 리콜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주가가 크게 떨어진 점이 원인이 됐다. 업계에선 올 상반기 코웨이가 니켈사태 여파를 상쇄할 만큼 양호한 실적을 거뒀고 주가도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다시 매각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코웨이의 시가총액이 약 7조4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MBK가 보유한 지분가치(26.8%)는 시가 약 2조원 수준이다. 지난 2012년 MBK가 웅진으로부터 지분 30.9%를 사들일 당시 인수금액이 1조20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지분 가치가 2배 이상 상승했다.
MBK가 코웨이 매각을 추진하던 2015년말에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CJ그룹과 칼라일(The Calyle), 중국계 기업 등이 관심을 보였다. 특히 CJ는 그룹 내 관련 계열사 임원들에게 '코웨이 인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상당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종 입찰엔 불참했다.
상황은 달라졌다. LG전자에 이어 동양매직(現 SK매직)을 인수한 SK그룹까지 뛰어들며 정수기 렌탈 시장의 경쟁강도가 심해졌다.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SI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신규 시장진출을 노렸던 CJ그룹을 제외하면 SK그룹과 LG그룹이 코웨이를 인수할 경우 독과점 규제를 적용 받을 여지도 있다. 현재 코웨이의 정수기 시장 점유율은 40% 수준으로 추산되며 SK매직과 청호나이스가 그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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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가 인수에 나설지도 미지수다. MBK의 경영 아래 이미 비용절감과 효율화 작업이 일단락 된 상태에서 FI들이 턴어라운드를 노릴만한 요소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MBK는 비용통제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 하고 있고, 증가하는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현금으로 배당하고 있다.
2009년 당시 3100여명이던 코웨이 임직원 수는 MBK에 매각 직전 4800여명으로 크게 늘었지만 올 상반기까지 4년여 간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니켈사태로 실적이 주춤했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지만 그 사이 주주배당 금액은 영업이익 증가보다 큰 폭을 나타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연간 650억~800억원 수준이던 연차배당은 2014년 120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엔 2000억원을 넘었다. 올해부터는 분기배당을 시작하며 2017년 연차배당을 합쳐 상반기에만 350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이는 올 상반기 코웨이의 연결기준 영업이익 2415억원을 훌쩍 넘는 수치다.
MBK는 배당의 상당부분은 이자비용으로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증가하는 배당금과 재무부담 탓에 지난 6월 코웨이의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은 기존 A1에서 A2+로 하향 조정되기도 했다.
현재 진행중인 소송도 부담이다. 지난해 니켈사태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소송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웅진그룹이 MBK에 제기한 일부 지분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과 관련한 소송도 내달 첫 공판이 예정돼 있다.
MBK 입장에선 렌탈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는 점은 위안이다. 인수 이후 렌탈 계정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매출 및 영업이익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3.5%였던 영업이익률은 올 상반기 21%를 넘어서며 기업가치는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코웨이가 현재 드라마틱한 영업이익률을 나타내고 있지만, 인수를 추진하는 기업들은 인수초기에 영업이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며 "코웨이가 사업적으로 순항하고 있고 이에 따라 기업가치 또한 크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코웨이의 현재 재무부담과 향후 사업 경쟁강도,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높은 지금의 기업가치를 감당할 기업이 많지는 않아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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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8월 24일 18:0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