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추론으로 산정한 공모가에 일부 우려도
인보사 효능은 인정받아...바이오기업이라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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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그룹계열 바이오업체 티슈진이 '7년 후 실적'을 바탕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가정과 추론 위에 성립된 공모가를 금융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티슈진은 8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를 시작했다. 증권예탁증서(DR) 750만증권을 장당 1만6000~2만7000원에 발행해 총 1200억~2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교환비율은 원주 1주당 DR 5증권이다.
티슈진은 올 상반기 영업수익(매출)이 '제로'다. 33억여원의 순손실만 냈다. 지난해 114억원의 매출에 63억원의 이익을 기록했지만, 이는 일본과의 라이선스아웃 계약에 의한 일회성 이익이었다. 티슈진 스스로도 상장 후 6년 뒤인 2022년까지 매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티슈진은 1DR의 가치를 3만4000원 안팎으로 제시했다. 적자 회사지만 공모가 산정 방식으로 주가순이익비율(PER)을 적용했다. 7년 후인 2023년의 연간 순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티슈진이 개발 중인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는 현재 미국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다. 회사에서는 빠르면 2022년 판매 허가를 받아 2023년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티슈진이 제시한 판매 첫해 예상 순이익은 1억6300만달러(1870억여원)이다.
주관사단은 이 예상 순이익에 연간 15%의 할인율을 적용해 이를 현재 가치로 환산했다.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기준 순이익은 754억원이다. 1DR당 순이익은 1191원으로 산정된다. 여기에 셀트리온 등 유사기업들의 평균 PER 28.6배를 곱한 3만4000원을 1DR당 공정가치로 제시한 것이다.
2023년 상업화는 티슈진이 기대하는 시점이다. 판매 첫해 예상 수익도 미국의 골관절염 추정 환자 수를 바탕으로 인보사 예상 고객 수를 추정한 뒤, 여기에 예상 비용을 곱해 계산했다. 연 15%의 할인율도 회사와 주관사단이 정한 자의적인 수치다.
예상과 추정, 추론만을 통해 공모가를 산정한 것이다. 이 때문에 공모가 수준이 밝혀진 직후 국내 일부 운용사 공모주 담당자들은 '사상누각처럼 공모가 논리를 쌓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미국 임상 3상이 시작도 하지 않은 시점에서 2023년에 2000억원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다 믿어줄 순 없다"며 "사업 구조상 차이는 있지만 상반기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논란을 피하기 위해 현실화된 실적으로만 공모가를 산정한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물론 티슈진의 사업 구조상 불가피한 부분도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2상, 국내 시판 허가 등 단계를 거치며 인보사의 효능은 어느정도 인정받았다. 세계최초 타가세포 유전자 치료제로, 주사제 1회 투여로 1년 이상 통증 완화 효능을 볼 수 있는 약품은 인보사가 유일하다.
다만 상업화를 위해선 아직 임상 등 추가적인 준비단계가 남았고, 제품 상업화를 위한 추가 자금 투여가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시장이 납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논리를 맞추기 위해선 7년 후 실적이라도 끌어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는 설명이다.
할인율도 일반적인 IPO보다 크게 높여잡았다. 1DR당 공정가치는 3만4000원이지만 최대 53%의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희망가 밴드 하단을 1만6000원으로 끌어내렸다. 공모가 최하단 기준 시가총액은 1조원을 조금 넘는다. 일반적인 IPO 공모가 할인율은 최대 20% 안팎이다.
티슈진은 오는 10월17~18일 이틀간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후 10월23~24일 일반공모 청약을 받고 11월초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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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9월 08일 17:4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