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 유니레버 초빙하며 매각 주관 업무 수임
회계는 삼정·한영, 법률은 김앤장·태평양 각각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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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원대 카버코리아 M&A 거래의 숨은 주역은 일본 글로벌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이었다. 골드만삭스 계열 관련 M&A는 통상 골드만삭스 IB가 수임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란 평가와 함께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베인캐피탈과 골드만삭스PIA 컨소시엄은 4300억원에 인수했던 카버코리아를 글로벌 생활용품 제조기업 유니레버에 3조원 이상을 받고 매각하기로 했다. 컨소시엄의 매각 지분(약 60%)과 인수금융 등을 감안하면 투자원금 5배에 육박하는 돈을 벌어들인 셈이다.
카버코리아 매각 소식이 알려졌을 때 매각 자문은 당연히 골드만삭스 IB가 맡고 있을 것이란 추측이 많았다. 골드만삭스 계열 투자사인 골드만삭스PIA가 주요 투자자인 데다 역량 면에서도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 초 골드만삭스 PIA의 대성산업매각 주관도 골드만삭스가 담당했다.
그러나 카버코리아 매각 자문은 노무라증권이 맡았다. 노무라가 인수자를 초청했기 때문이다. 노무라 미국 글로벌 법인에서 유력한 인수 후보인 유니레버를 인수전으로 이끌었고, 자연스레 매각 주관 업무도 차지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노무라증권 서울 지점에서도 일부 업무를 보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라증권은 골드만삭스 등 쟁쟁한 글로벌 IB 인력이 수백 명이 활동하는 일본에서도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몇 안 되는 아시아 투자은행으로 평가 받는다. 2008년 파산한 리먼브라더스의 해외 법인 일부를 인수하기도 했다.
유니레버는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신흥 시장과 새로운 제품에 집중하던 터였다. 올해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로의 매각이 불발되면서 새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필요성은 더욱 커진 상태였다. 노무라가 유니레버의 처지를 파악하고 이를 타개할 방책으로 카버코리아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니레버 경영진은 카버코리아 인수로 “세계에서 가장 큰 북아시아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게 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글로벌 IB 관계자는 “노무라가 유니레버란 전략적투자자(SI)를 초청했기 때문에 골드만삭스가 주관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안다”라며 “노무라 글로벌 차원에서의 협력이 만들어낸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M&A의 회계자문은 삼정KPMG와 EY한영이 각각 담당했고, 법률자문은 김앤장과 태평양이 각각 대리인으로 나섰다.
삼정KPMG는 수 개월 전 휴젤 인수 실사를 자문하며 베인캐피탈과 관계를 맺었다. 휴젤 M&A는 실적 대비 너무 높은 가격이라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삼정KPMG는 성장성을 집중 검토한 결과 무리한 가치산정은 아니란 판단을 했고, 휴젤 M&A도 성사됐다. 카버코리아 이전 최대 거래였던 대성산업가스 M&A에선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에 힘을 보탰다.
유니레버 측 실사는 EY한영이 담당했다. EY한영은 2년 전부터 M&A 자문 업무 수임을 강화하기 위해 컨설팅이나 크로스보더 담당 부서를 신설하고 외부 인력을 충원해 왔다. 이번 거래 역시 크로스보더 부서에서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자문은 PEF 자문에 강점이 있는 곳들이 이름을 올렸다. 김앤장은 골드만삭스-베인캐피탈 컨소시엄을 대리하며 카버코리아의 인수부터 매각까지 함께 하게 됐다. 베인캐피탈의 휴젤 인수도 자문한 바 있다. 태평양은 윤성조 변호사가 이끄는 PEF 전담 자문팀이 이번 거래 자문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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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9월 28일 10:5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