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인수희망 업체 있지만 지켜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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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선박용 엔진을 제조하는 계열사 두산엔진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무사정이 크게 나아지지 않은 탓에 두산엔진 지분 매각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다만 두산 측의 눈높이를 맞출 인수후보를 찾기는 어려운 상태다. 깊은 침체기에 빠진 국내 조선 업황을 고려하면 국내에선 인수후보를 찾기란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에 두산그룹도 중국 기업이 인수에 나서기만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8일 복수의 투자은행(IB) 관계자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엔진 지분매각을 위해 수달 째 투자자 물색에 나서고 있다. 두산엔진의 최대주주는 두산중공업으로 지분 약 43%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엔진의 매각 가능성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두산그룹은 최근 연수원을 비롯, 보유자산 유동화를 통해 전방위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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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엔진 매출비중에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체의 매출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침체된 국내 조선 업황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도 두산이 두산엔진의 매각을 고려한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썩 맘에 드는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는 모양새다. 거래소 상장사인 두산엔진의 시가총액은 약 2700억원 수준. 반면 두산 측은 두산엔진 전체 지분의 가치를 약 3000억원으로 책정,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지분 가치만 2000억원 이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국내에서는 전략적 투자자(SI)의 참여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두산엔진 매각은 최근 진행된 STX엔진 매각에서 자극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선박용 엔진을 제조하는 STX엔진의 경영권 매각에서도 예비입찰 단계부터 SI의 참여는 없었다. 자금력을 갖추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조선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사실상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두산엔진 지분매각을 위해 사모펀드(PEF)와 기업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두산이 원하는 눈높이를 맞추는 인수후보가 나타나지 않고있다"며 "국내 후보가 사실상 없는 탓에 두산 측도 자금력을 갖춘 중국기업이 인수에 나서길 원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두산그룹은 "매각을 검토하는 것은 맞고 엔진 인수를 희망하는 곳이 있어 시장상황 등을 살펴보고 있다"며 "재무사정 때문에 서두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공식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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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9월 28일 14:48 게재]